"진료하면서 만나본 북쪽의 아이들은 남한 아이들보다 더 참을성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남북이 의료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은 게 가장 큰 성과입니다."
북한 어린이돕기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어린이어깨동무 관계자들과 함께 최근 방북, 평양의대 의사들과 공동진료를 펼친 황상익(56) 서울대 의대 교수는 19일 방북 결과를 이렇게 설명했다. 황 교수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방북, 남북 공동진료단의 일원으로 남한측 의료진을'진두지휘'하면서 북한 아이들을 돌봤다. 황 교수는 이번에 어깨동무의 지원으로 건립돼 준공식을 앞둔 평양의학대학병원 소아병동도 둘러봤다. 1996년 6월 설립된 어린이어깨동무는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보건의료 및 영양증진, 교육지원 사업과 남쪽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평화교육문화 사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 남북 공동진료는 '평양의학대학병원-서울대학병원 의료기술 전습'이라는 이름아래 남측에서 서울의대를 중심으로 백병원, 국립암센터, 순천향병원 의사 등 20여 명이 참여했고 북측에서는 평양의대 의료진 70여 명이 참가했다. 남한 의료진에는 순환기, 내분비, 감염, 영상의학, 혈액종양 등 모든 분야가 망라됐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했지만 함께 환자를 돌보다 보니 금세 가까워졌고 진한 동료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황 교수는"의사 본연의 역할에선 남북간 차이가 있을 수 없다"며 "평양의대의 경우 북한 최고의 의대인 만큼 의료진의 지식도 풍부하고 환자에 대한 열성도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공동진료는 평양의대에서 4차에 걸쳐 진행됐으며 북한 어린이환자 100여명을 진료했다. 황 교수는 "북한 어린이 환자들을 남한과 비교하면 특별히 다른 건 없다"면서도 "굳이 비교하면 남한 어린이 환자들보다 참을성이 더 많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호자들이 자식을 사랑하는 모습은 우리와 다를 게 없다"며 "보호자들은 아이의 병세와 치료방법을 상세히 물었고 적극적인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여타 분야와 달리 의료 분야는 남북간에 큰 차이가 없지만 일부 용어에서는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갓 태어난 영아에 대해 남한은'신생아', 북한은'신산아'라는 표현을, 돌까지의 아동에 대해 남한은'유아', 북한은'젖먹이'라는 표현을 쓴다.
또 남한은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분리돼 있고 교류도 거의 없지만 북한에서는 고려의학과 서양의학 사이에 교류가 매우 활발하며 북한의 경우, 항생제 사용이 다소 많은 것 같다고 황 교수는 전했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