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송사 중 시청률에 가장 무관심한 공영방송 NHK가 올해 상반기 종합 시청률 조사에서 사상 처음 1위에 오르는 이변이 일어났다. 광고 수입에 직결되기 때문에 시청률에 민감한 5개 민영방송사를 NHK가 제친 데는 인구 고령화와 TV 시청 감소 추세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시청률 조사업체인 비디오 리서치가 올해 3월31일~9월28일 도쿄(東京)를 중심으로 한 간토(關東)지구 프라임 시간대(오후 7~10시) 평균 시청률을 조사한 결과 NHK 종합방송이 13.6%로 1위를 차지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NHK의 반기 시청률 1위는 비디오 리서치가 1962년 12월 기계식 조사를 도입한 이후 처음이다.
NHK의 인기는 정년 퇴직 후 시간 여유가 생긴 전후 베이비부머인 단카이(團塊) 세대가 즐기는 프로그램이 많은 것이 중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평일 프라임 시간대 시청자 중 50대 이상 인구 비율은 97년 44%에서 2007년 54%로 늘어났다.
민방은 광고주인 기업이 중시하는 10, 20대를 의식한 연예ㆍ오락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를 제작하는 데 치중하지만 중장년층은 이런 프로그램에 친숙하지 않거나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신 뉴스를 심층 분석하는 NHK의 ‘클로즈업 현대’ 같은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인터넷 등 정보를 얻고 오락으로 즐길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해진 것도 민방 열세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일본의 프라임 시간대 전체 TV 시청률은 97년 상반기 69.0%에서 올해 65.6%로 줄었다. 이에 따라 민방은 광고 수익이 서서히 감소해 제작비 압박까지 받고 있지만 광고 없이 시청료로 운영되는 NHK는 영향이 덜 한 편이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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