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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돈·외유출장·낙하산… '복마전 마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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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돈·외유출장·낙하산… '복마전 마사회'

입력
2008.10.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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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퇴직자에게 3년 간 건강검진 혜택''경영평가는 꼴찌인데 연봉은 2위''해외출장 130회에 24억원 지출''여기저기 낙하산 인사'….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14일 경기 과천시 한국마사회에서 열린 마사회 국정감사에서 쏟아낸 질책이다. 이 정도면 앞으로 '마사회식 방만 경영'이라는 고유명사가 나올 수도 있겠다.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정부산하 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2006년 7개 기관 중 꼴찌를 하는 등 4년 연속 바닥권을 헤맸지만 지난해 5급 신입 공채사원 초임 연봉이 5,200만원, 직원 평균 연봉은 7,197만원으로 24개 공기업 중 2위"라고 질책했다.

이 의원은 또 "명퇴자에게 3년 간 건강검진과 경조사비 등의 혜택을 재직 시와 같은 수준으로 제공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2007년 이사회에 제출해 통과시켰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정해걸 의원은 "지난 4년 간 장기교육훈련 파견자 35명에게 성과급으로 6억1,454만원이나 지급했다. 장기간 교육받거나 해외에 파견된 직원이 여기서 일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상여금을 받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석호 의원도 "2006년부터 올해 8월까지 130회 해외 출장에 23억9,789만원의 예산을 사용했는데 외유성으로 보이는 단체연수 출장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광원 마사회장은 "성과 없는 사람에게 성과급을 주는 것은 잘못됐고, 외국 가는 것은 심의기구를 8월에 만들었으니 고치겠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조진래 의원은 "마사회는 전 직원에게 평균 8시간의 시간외수당을 기본급에 편입해 일률적으로 지급해 와 감사원이 올해 부당하다고 지적했는데도 아직까지 그대로 하고 있다"며 "거칠게 비유하면 아이가 엄마 지갑에서 매달 100원씩 훔쳐 오다 엄마 아빠가 지적하니까 더 이상 훔치지 않겠다고 하면서 계속 100원 훔치는 것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낙하산 인사 문제도 제기됐다.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김 회장이 국회의원 시절 마사회 국감에서 당시 열린우리당 출신 이우재 회장을 낙하산이라고 비난해 놓고, 이번 사장 공모 때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서에는 '낙하산도 성공했다는 신화를 쓰고 싶다'고 스스로 낙하산이라는 점을 인정했다"며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냐"고 따졌다. 같은 당 최규성 의원 역시 "이명박 정권과 가까우니까 낙하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정치권에서 온 것을 낙하산이라고 하면 낙하산이라고 인정하지만 나는 이 전 회장과 달리 회장 취임 전 탈당했다"고 해명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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