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의 골의 깊어지면서 인터넷 자영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인터넷에서 속칭 '일개미'로 통하는 이들은 각종 개인 쇼핑몰을 개설해 불황 속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성공과 실패가 교차하며 명암이 엇갈리는 게 현실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에 개설된 국내 개인 쇼핑몰 규모는 지마켓, 인터파크 등 공개장터에 물건을 파는 개인과 독립 사이트를 운영하는 개인 쇼핑몰을 모두 합쳐 약 40조원(거래액 기준)에 육박한다. 이 중 독자 운영하는 개인 쇼핑몰이 연간 2만개 가량 개설된다.
지난해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인 메이크샵을 통해 신규 개설된 개인 쇼핑몰만 2만916개에 이른다. 개인 쇼핑몰은 올 들어 부쩍 늘어났다. 메이크샵에 따르면 올해 1월 2,531개가 개설되는 등 월 2,000개를 넘나들며 현재까지 1만9,445개의 개인 쇼핑몰이 신설돼, 지난해 수치를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이처럼 개인 쇼핑몰이 급증하는 이유는 어려운 경제 상황과 연관이 깊다. 우선 취업이 잘 안 되는 대졸자들의 창업이 늘고 있다. 대학생의 3분의 1이 창업을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투잡(2job)족'도 늘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탓에 실질 소득이 줄어든 직장인들이 부업으로 개인 쇼핑몰을 창업하는 사례가 많다. 20대 직장인은 화장품, 장신구, 30대는 유아용품과 레저용품, 40대는 식품 및 취미류, 50대는 가구 인테리어 등 연령대별로 경험과 자본에 따라 취급 상품류가 갈리기도 한다.
개인 쇼핑몰 창업은 그만큼 쉽고 비용 또한 저렴하다. 메이크샵, 후이즈, 가비아 등 개인 쇼핑몰 창업을 도와주는 업체에 의뢰하면 인터넷 주소 확보, 홈페이지 디자인, 전자결제 시스템 구축까지 모든 것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다. 기본 서비스 비용은 무료부터 5만5,000원 등 다양하다. 추가 서비스를 받고 싶으면 월 3만3,000~11만원을 내면 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창업한 개인 쇼핑몰 가운데 이미 '대박'을 터뜨린 곳도 있다. 홍기용(33)씨가 운영하는 '명가아침'(www.emyungga.com)은 아침 식사 배달이라는 독특한 아이템으로 월 평균 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여경(32)씨는 가족 부업 형태로 각종 수험 서적만 다루는 '이수험'(www.esuhum.com)을 개설, 월 매출 1,000만원을 넘어섰다.
이외에도 월 매출 4억원이 넘어 '4억 소녀'라는 별명이 붙은 김예진씨 등 개인 쇼핑몰로 성공 신화를 이룬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모두 독특한 아이템이나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서비스 등으로 성공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는 법. 직장 여성 최 모(29)씨는 지난해 9월 2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대출까지 받아 장신구를 다루는 개인 쇼핑몰을 열었다가 월 평균 매출이 30만원에 그쳐 결국 최근 문을 닫았다.
개인 쇼핑몰 개설은 자영업과 똑같아서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 증권 시장의 '묻지마 투자'처럼 무작정 개설은 실패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김영철 메이크샵 마케팅 이사는 "쇼핑몰을 단순히 블로그나 미니 홈피처럼 쉽게 접근하면 실패한다"며 "개인이 경영하는 기업이라는 생각으로 소비자에 대한 분석, 시장 조사 등을 충분히 거친 뒤에 개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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