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예금 금리가 더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금융위기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시중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높여 시중 자금을 끌어 모으자, 저축은행들도 경쟁력 상실을 우려해 잇따라 금리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8%를 넘어섰고, 은행권에도 연 7%의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이 등장했다.
삼성저축은행은 이날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7.2%에서 7.7%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매달 이자를 받는 대신 1년 뒤 한꺼번에 원리금을 수령할 경우 복리를 적용해 연 7.97%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인터넷뱅킹으로 가입하면 우대금리 0.1%가 추가돼 이를 복리로 계산하면 금리가 8.08%에 달한다.
또 신라저축은행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7.3%에서 7.7%(복리 7.97%)로 인상했고,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7.4%에서 7.6%(복리 7.87%)로 0.2%포인트 올렸다.
8월부터 경쟁적으로 정기예금 금리를 7%대로 올린 저축은행들이 최근 금리를 더 올린 것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7%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온라인 전용인 'e-파워 정기예금'에 11월까지 가입하면 금리를 최고 0.6%포인트 더 얹어준다. 이 경우 금리가 연 6.9%(1년 만기)에 달한다.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의 인터넷 전용 정기예금도 7%에 근접하는 금리를 줘 불티나게 팔렸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상은 글로벌 자금경색으로 해외 신규자금 조달이 거의 불가능해진 데다 은행채, CD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어려워졌기 때문.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해외 악재와 연말 자금 수요에 대비해 여유자금을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창욱 연구원은 "일부 은행들이 수익성 하락을 무릅쓰고 고금리 예금을 내놓자, 여유 있는 은행마저 동참하고 있다"며 "은행권의 수익성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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