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기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발생하는 기내 난동의 30%가 과다한 음주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박 모 회장의 기내 행패도 술 탓이었다.
그럼 국적기에서 1년간 소비되는 술은 얼마나 될까. 무려 200만ℓ다. 맥주부터 와인, 위스키, 꼬약…. 종류도 다양한 이 술은 맥주병 보통 크기(0.5ℓ)로 치면 무려 400만병 넘는 셈. 기내에서의 알코올 제공을 금지하거나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6일 국토해양부 항공안전본부가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기내 난동 324건 중 음주로 인한 위해 행위가 전체의 30%인 97건으로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내 난동 행위로 인한 처벌은 고작 10%에 그쳤다. 비행기에서의 위해 행위는 탑승자 전체의 안전과 관련이 되는 만큼, 매우 엄격한 조치가 필요함에도 결국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것이다.
문제는 음주 난동이 줄지 않는 데도 국적 항공사가 승객들에게 제공하는 술은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 2003년 138만ℓ에서 2006년 200만ℓ를 넘었고, 지난해에는 227만ℓ, 올 8월말까지도 144만ℓ에 이른다. '술 취한 비행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항공사들은 현재 술을 한 승객에게 3회까지 제공하고, 이후에는 승무원 판단으로 다른 음료를 권하도록 하고 있지만, 강제력이 없어 '상습 음주자'를 말릴 수도 없다는 해명이다. 또한 항공사 스스로도 서비스 경쟁 탓에 술 제공을 줄이지 않고 있다.
정희수 의원은 "기낸 난동 행위는 전체 승객의 위험과 직결되는 만큼, 항공 관련 법률을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동시에, 항공사 스스로도 '술 제공 서비스'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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