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본, 에도시대 항구 개발 진통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본, 에도시대 항구 개발 진통

입력
2008.10.17 00:22
0 0

일본 첫 국립공원의 일부이며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추진되고 있는 일본 히로시마(廣島)현 후쿠야마(福山)시 도모마치(鞆町) 항구를 두고 해안 도로 건설을 위해 매립을 강행하려는 지방자치단체와 경관을 지키려는 일부 주민이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다. 1,000년 전 항구 모습을 간직한 역사 유적이며 조선통신사 기항지였던 도모마치는 올해 일본 영화계 최대 히트작인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의 무대로도 유명하다.

항만 정비와 주민 편의를 위해 후쿠야마시가 도로와 교량 건설을 구상한 것은 25년 전이다. 현재의 해안 도로가 차량 2대가 마주쳐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너무 좁아 해안 일부를 매립해 거기에 새 도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연 경관을 파괴한다는 여론의 반발이 거세 시는 사업 계획을 축소하거나 연기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는 사이 20년이 지났다. 매립 사업이 본격화한 것은 4년 전 현 후쿠야마 시장이 당선하면서부터다. 주민 편의를 우선하겠다고 공언하는 시장은 히로시마현에 매립을 허가해주도록 신청했고 현은 시의 행정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현재 중앙 정부에 사업 인가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이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주민들은 도로와 교량 건설이 경관을 파괴해 관광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시내로 대형 차량이 들어 올 수 있게 되면 생활 환경도 나빠진다며 히로시마현을 상대로 사업 허가를 내주지 말도록 소송을 냈다. 해안 매립이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라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16일에는 판사가 실태 파악을 위해 이례적으로 현지를 둘러보기도 했다.

일본에서 '도모노우라'로 잘 알려진 이 지역은 에도(江戶)시대의 항구 모습과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일본 유일의 항구이다. 1711년 제8회 조선통신사의 일행인 종사관 이방언이 당시 묵었던 이곳 사찰 후쿠젠지(福禪寺)에서 바라본 경치가 일본에서 가장 아름답다며 '일동제일형승(日東第一形勝)'이라고 남긴 글은 지금도 이 절에 액자로 걸려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한 전문가 조사를 맡고 있는 유네스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도모노우라를 포함한 조선통신사의 길을 세계유산에 등록하도록 제안하면서 일본 정부와 히로시마현, 후쿠야마시에 매립 철회까치 요청했다. 최근에는 2005년 이곳에서 두 달 동안 머물며 '벼랑 위의 포뇨'를 구상한 미야자키 감독이 애니메이션 속에 이 지역 풍경과 신사(神社), 슈퍼마켓 모습과 간판 등을 담아 화제가 되고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