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88년 가수왕 최곤을 만나러 오신 건가요? 아니면 92년 인기 가수 김원준을 인터뷰하실 건가요?"
올해 초 초연된 후 11월 18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내 극장 용에서 재공연되는 뮤지컬 '라디오 스타'의 주인공 최곤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하는 원조 꽃미남 가수 김원준(35)은 농담부터 건넸다.
이준익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화한 뮤지컬 '라디오 스타'는 한물간 고집불통 록 가수 최곤과 헌신적인 매니저 박민수의 우정을 그린 작품. 김원준이 뮤지컬 배우 김도현과 번갈아 맡게 될 최곤은 1990년대의 그 자신이 그랬듯 한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인물이다.
"솔직히 특별히 연기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와 최곤은 분명 교집합이 있죠. 물론 가수왕을 끝으로 무대를 떠난 최곤과 달리 저는 지금도 가요계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고, 안하무인도 아니지만."(웃음)
극 중 캐릭터처럼 '한물간 가수'는 아니라도 김원준 역시 아이돌 스타로 군림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대중과 많이 멀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9개의 음반을 발표했던 그는 현재 5인조 밴드 '베일'의 보컬로 활동하면서 숭실대, 대구예술대 등에서 음악 강의도 하고 있다.
"아이돌 가수든 밴드의 보컬이든 그저 제 생활에 감사할 뿐이에요. 록밴드 생활이 제 오랜 염원이었지만 댄스가수로 무대에 선 것도 싫지 않았죠. 정형화된 틀에 나를 담고 싶지는 않았으니까."
여전한 '미모'를 자랑하는 그는 90년대의 트렌드 세터이기도 했다. 바지 위에 치마를 두른 패션으로 화제가 됐고, 당시 가수로는 드물게 드라마에도 출연한 멀티 연예인이었다. 그런 그에게 뮤지컬 출연은 어쩌면 늦은 감까지 있다.
"'풀몬티' '헤드윅' 등 그간 뮤지컬 출연 제안은 많이 받았지만 연기란 정말 위대한 작업이라 생각하고 거절해 왔어요. '라디오 스타'는 연기라기보다 제 모습 그대로를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도전하는 겁니다. 어쩌면 '라디오 스타'가 처음이자 마지막 뮤지컬 무대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벌써 연예계 생활 17년째. 직접 음반을 제작했다가 큰 빚도 져봤다는 그는 "온몸이 군살"이라는 말로 가수 생활의 고충을 토로하면서도 음악을 향한 열망만은 버릴 수 없다고 했다.
"여러 배우의 앙상블이 중요한 뮤지컬 무대가 아직도 익숙하지는 않지만 매력을 점차 알아가는 중이죠. 다음엔 뮤지컬 음악 작곡에 도전할까 봐요." 공연 문의 (02)556-5910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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