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숨 돌린 줄 알았던 원화가치 하락세가 다시 힘을 받으면서 16일 원ㆍ달러 환율은 1,370원대로 폭등했다. 환율이 10년 10개월 만에 최고 급등세를 기록하면서 시장도 하루종일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장 초반 1,390.0원과 1,399.9원에 거래가 체결됐지만 주문실수로 밝혀져 거래가 취소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날 환율폭등은 우선 금융위기 이후 다가올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다우지수가 세계 경기침체의 공포로 8,500선으로 내려앉은 데 이어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폭으로 폭락하면서 원화 투매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외화유동성 부족 현상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점 역시 원화약세의 이유다. 외환 스와프 시장에서 현물 환율과 선물 환율 간 차이인 스와프포인트 1개월물은 전날보다 2.5원 급락한 -8.0원을 기록해 이틀간 3.0원이나 떨어졌다. 평상시 2~3원가량 플러스인 스와프포인트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원화보다 달러 매수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환율 하락을 주도했던 수출 대기업의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시장에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달러화 매수세를 막을 주도세력이 사라진 것도 원화하락을 부추겼다.
시장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신용경색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환율 불안은 연말까지 지속될 거라고 전망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7개 국내 금융기관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등재하는 등 악재가 계속 쏟아지고 있어,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해외 금융기관들이 당분간 국내에서 자금을 회수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환당국이 정치적 부담 등으로 외환보유액 개입을 자제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환율 상승 전망을 키우고 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