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에서 '신윤복'을 검색하면 맨 먼저 나오는 것이 '신윤복은 정말 여자인가요?'라는 질문이다. 신윤복이 남장여자로 나오는 드라마 '바람의 화원'이 인기를 얻으면서 '신윤복=여자'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드라마에서 여자 탤런트 문근영이 연기하는 신윤복은 여자라는 사실을 숨긴 채 스승인 김홍도, 기생 정향과 아슬아슬한 러브라인을 펼친다. 영화 '미인도' 역시 이 설정을 그대로 차용, 여배우 김민선에게 신윤복 역을 맡겼다.
신윤복이 여자라는 설정을 처음 만들어낸 것은 드라마의 원작 소설인 '바람의 화원'을 쓴 이정명씨. 이씨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섬세한 묘사와 화려한 색감, 여성을 그림의 주된 요소로 삼은 점 등을 근거로 한 개인적 상상의 산물일 뿐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씨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담뱃갑에 그려진 '단오풍정' 속 그네 타는 여인의 모습을 보고 당연히 여자가 그린 것으로 생각했다가, 신윤복이 남자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 후로도 이런 그림을 어떻게 남자가 그렸을까 하는 생각을 해왔고, 신윤복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 거의 없다는 점 역시 상상이 끼어들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미인도' 등 신윤복의 그림을 소장한 간송미술관의 최완수 연구실장은 "신윤복은 도화서 화원으로 첨사 벼슬까지 지냈는데 조선 시대에 여자는 화원이 될 수 없었다"며 "소설가의 상상력은 자유지만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정명씨는 "독자들이 충분히 허구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제 하에 소설로 쓴 것인데 드라마로 보여지면서 혼돈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신윤복에 대한 관심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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