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금산 분리 완화에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개별 기업의 경우 금융업 진출을 포함한 회사의 성장 전략이 다른 만큼, 업체마다 다소 다른 입장을 보였다.
재계의 대변인 격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환영의 뜻과 함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전경련은 "정부 개정안은 금융규제를 해외 주요국 수준으로 완화, 금융시스템 및 금융산업 발전에 기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또 "은행주식 보유한도 완화를 통해 은행의 자기자본 확충이 원활해지고, 금융지주의 산업회사 보유를 허용한 것 역시 금융과 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도 "금융과 산업 간의 칸막이를 허물어 경쟁국보다 불리한 기업환경 정비 및 경제활력 회복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논평했다. 한국무역협회도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찬성과 우려를 동시에 표명했다. 실물경제를 이해하고 있는 산업자본이 은행에 참여하게 되면 좀 더 기업에 유리한 금융환경이 조성될 것이지만, 보험ㆍ증권지주사가 제조업 자회사를 둘 수 있도록 함으로써 대자본이 금융지주사를 통해 중소기업의 사업영역 침범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반면 기업들은 '자산의 포지션'에 따라 입장이 엇갈렸다. 삼성그룹은 이미 은행에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금융지주사 전환 가능성도 낮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SK그룹은 유보적인 입장이면서도 "이번에 금융지주사의 제조업 소유를 허용한 것처럼 일반지주사도 금융회사 소유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관련법이 개정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현대그룹도 마찬가지다. 현대그룹은 자본통합법이 내년에 도입되면 기존 입장대로 현대증권을 종합투자은행으로 육성할 예정이며, 금산 분리 완화에 따른 별도의 조치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동양그룹은 추가 조치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향후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기업 보유도 허용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동양메이저를 축으로 한 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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