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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금융시장/ 고비 넘기자 금융수장들 또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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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돌린 금융시장/ 고비 넘기자 금융수장들 또 시각차?

입력
2008.10.17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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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은행이 차입한 외화에 대해 지급 보증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점점 고강도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위기 해법을 놓고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강만수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개최된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 연차 총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은행 간 거래에 대한 정부의 지급 보증과 관련, "유럽과 호주 등 일부 국가들이 하기로 했지만, 아시아는 그럴 필요까지 없는 상황이다"며 "홍콩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지급 보증이나 예금 보호가 극단적인 상황에서나 취할 조치이기는 하지만, 미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까지 은행간 거래 지급 보증 조치에 동참할 경우에는 우리도 불가피하게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강 장관은 또 "은행이 스와프 시장을 통해서도 자금 조달이 안 될 경우 자구노력을 전제로 정부가 해결한다고 약속했다"며 "대외적으로는 사실상 지급보증 조치가 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유럽과 호주에 이어 미국 정부까지 은행간 거래에 대해 지급 보증에 나설 경우 우리 정부도 같은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행장은 "다른 국가들은 다 정부가 은행 차입금을 지급 보증하는데 한국만 하지 않는다면, 외국 은행들이 국내 은행들에 달러를 빌려줄 수 있겠느냐"며 정부가 구두 약속 뿐 아니라 좀더 적극적인 액션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그러나 정부가 외환보유액으로 금융권을 직접 지원할 수 있다는 기조에 대해서도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은 필요하다면 외환보유액을 통해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만 이런 불안이 얼마나 오래갈 지 모르니 그걸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은 시장에서 수급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중앙은행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강 장관이 G20(선진7개국+유럽연합ㆍ신흥경제국)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공식 제안한 '통화 스와프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원화의 국제화는 결국 원화로 무역ㆍ자본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므로, 전체 실물경제가 뒷받침돼야 하며 외환정책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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