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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설립이냐 백지화냐' 15일 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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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 '설립이냐 백지화냐' 15일 결판

입력
2008.10.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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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은 공교육의 살 길이다", "초등교육을 황폐화하는 국제중 설립을 당장 중단하라"

14일 오후 서울 사직동 서울시유아교육진흥원 정문 앞에는 서로 다른 두 개의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지난 8월 설립 계획안이 발표된 이후 교육 현안으로 떠오른 국제중에 대한 팽팽한 찬반여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서울시교육위원회는 이날 '특성화중학교 의견청취를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지역주민과 정책 입안자들이 함께하는 최초의 토론회이자, 사실상 국제중 설립을 위한 마지막 의견청취 자리였다. 시교육위는 15일 국제중 설립 동의안을 처리한다. 국제중을 둘러싼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200여개의 좌석은 공청회 시작 30여분 전 금세 동이 났다.

2시간여 진행된 토론은 시종 치열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지만, 논란의 핵심인 '교육적 타당성'을 놓고 접점을 찾기가 좀처럼 쉽지 않았다. 먼저 찬성측의 주제 발표자로 나선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국제중은 경직된 평준화의 틀을 깨는 상징적인 학교형태"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현재 교육 현장을 위기로 몰아 넣은 사교육 의존도 심화, 조기 해외유학 급증 등은 평준화 체제의 한계성을 극명히 보여준다"며 "다양한 교육수요를 부분적으로나마 수용한다는 점에서 국제중 설립은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윤미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 정책이 현장에 뿌리 내리려면 사전 타당성 검토가 필수인데 국제중은 그 흔한 연구보고서 하나 나와있지 않아 파급효과에 대한 예측이 전혀 불가능하다"며 "국제중이 어떤 교육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찬반 토론에서는 '수월성'과 '평등성'을 두고 의견이 첨예하게 맞섰다. 양승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실험과 시도의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점이 오히려 우리나라 교육의 위기를 불렀다"며 "학교에 따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내놔도 학부모들은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범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국제중은 특성화라는 목표 달성과 학원들의 이익을 위해 내놓은 신상품에 지나지 않아 필연적으로 학교 서열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역주민들이 참여한 질의ㆍ응답시간은 토론회 분위기를 한층 달궜다. 그러나 이해관계에 따라 찬반이 갈려 교육적 관점에서의 접근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야유와 박수가 수시로 교차하기도 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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