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겠다는 전화가 오늘처럼 빗발친 적은 처음입니다. 조금 더 지켜보자는 말이 아무 소용 없었습니다."서울 시내 한 증권사 영업점 직원은 16일 "하루 종일 무서웠다"고 했다. 전 세계가 나서서 금융 위기를 막아보겠다고 했지만 실물 경기가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전망들이 쏟아지면서 '진짜 전쟁은 이제 시작'이라는 불안감이 짓눌렀다. 불안은 또 다른 불안을 낳고 '백약이 무효'인 형국이다.
이날 주가 폭락은 금융 위기가 실물 경기로 옮겨 붙고 있다는 공포감을 바닥에 깔았다는 점에서 심상치 않다. 지난 주 폭락이 패닉(비이성적)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내던졌던 결과였다면 이번 폭락은 앞으로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여러 정황들을 근거로 내려진 이성적 판단에서 비롯한 까닭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앞으로 시장 상황은 '짙은 안개 속에서 떠도는 길 잃은 나그네 신세'에 비유하고 있다. 더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그렇다고 쉽사리 반등의 기회를 찾기도 힘들 것이라는 점에서다.
추가로 금리를 내리고 증권 거래세 인하 등 증시 안정화를 위한 카드를 꺼내면서 경기를 띄우기 위해 전방위로 나선다지만 실물 경기 위축이라는 더 큰 산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조성준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시장에서 돈을 빼가고 있고 주식형 펀드 환매로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투신권 조차 더 이상 사들일 여력이 없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가가 폭락하자 우리CS자산운용은 이날 "가격 산정의 바탕이 되는 기초지수가 비정상적으로 떨어져 투자자들 사이에 형평성이 어긋날 수 있다"며 파생상품펀드인 '우리CS헤지펀드인덱스알파파생1'와 클래스펀드인 '우리CS헤지펀드인덱스알파C1', '우리CS헤지펀드인덱스알파파생1C-W', '우리CS헤지펀드인덱스알파파생CLASS-A1'등 4개 펀드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리CS자산운용은 지난달에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신청을 하자 관련 펀드 2개에 대한 환매를 중단했다.
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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