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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화재 막아라" 불길 뛰어든 공무원, 해남군 북일면사무소 김재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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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화재 막아라" 불길 뛰어든 공무원, 해남군 북일면사무소 김재정씨

입력
2008.10.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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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으로 불 구덩이에 들어가게 됐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다만 큰불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자칫 큰불로 번질뻔한 화재 현장에 용감하게 뛰어들어 피해를 최소화한 공무원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해남군 북일면사무소에서 주민생활담당으로 근무하는 김재정(53ㆍ6급)씨.

김 담당은 13일 오후 8시께 직장 동료의 빙부상 조문을 위해 농협 등 상가가 즐비한 골목길의 주차장에서 자동차 시동을 켜는 순간, 해남읍 고도리 4층짜리 상가건물 1층 출입구 쪽에서 불길이 솟아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거기는 지난 5월에도 건물 전체가 불에 타 최근에야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곳이었다. 순간,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을 직감으로 안 김 담당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현장으로 뛰어갔다. 주변에 주민 몇 사람이 있었지만 모두 우왕좌왕할 뿐 이었다.

공직생활을 하던 중에 때로 산불 진화에 나가본 적도 있는 김 담당은 불을 바라만 보던 한 주민에게 소방서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하고는 곧바로 주위에 있는 쌀자루를 뒤집어 썼다. 이어 불길이 타오르고 있는 것이 보이는 출입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 소화기를 집어 들고 1차 진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불길은 벽을 타고 올라갔고 그 불길에 유리창이 깨지는 등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서 소화기 한 대로는 역부족이 됐다. 밖으로 나온 김 담당은 이웃집에서 소화기 두 대를 더 가져와 다시 불 속으로 뛰어들어 가까스로 불길을 잡는데 성공했다.

당시 "불길 속으로 뛰어든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나 스스로도 놀랍다"는 김 담당은 "평소 지역에서 일어나는 산불을 끈 경험이 불에 대한 두려움을 없앴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담당에게는 큰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 큰 기쁨이다.

해남=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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