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끊임없이 생각에 시달립니다.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불안, 걱정, 화, 원망이 생깁니다. 불교 명상은 과거와 미래에서 벗어나 현재에 충실한 인생을 살 수 있게 도와줍니다."
스님, 대학교수, 전문의 등 6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지식인 수행공동체 '제따와나'가 결성돼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불교의 다양한 수행전통과 서양의 정신치료를 결합, 현대인의 행복한 삶에 기여할 수 있는 수행법을 찾아 널리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옥스퍼드대 철학박사 미산 스님(상도선원장), 서울대 수학과 박사과정 중 출가한 일묵 스님, 10여년간 남방불교의 수행법인 위파사나를 지도해온 김열권 법사, 상담심리학자 김은희 박성현씨, 정신과의원 원장 서동혁 전현수씨, 홀리스틱요가연구소 소장 이선 씨 등이 회원이다.
대부분의 국내 수행단체들이 스님 등 소수의 지도자와 이들의 가르침을 받는 다수의 일반인들로 구성된 데 비해 제따와나는 명상지도자, 교수, 정신과 전문의, 상담심리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회원이다.
제따와나라는 명칭은 부처가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던 사찰인 기원정사(祇園精舍)의 팔리어 이름이다. 2000년 불교와 심리치료에 관심을 가진 이들이 불교정신치료연구회를 구성해 심도있게 공부를 해오다 지난해 여름 공동체를 결성해 이제 1년이 됐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불교심리치료학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부처님 당시의 전통이 잘 살아있는 미얀마에서 3년간 수행하고, 틱낫한 스님이 이끄는 프랑스의 프럼 빌리지, 미국의 통찰명상회(IMS) 등 해외의 수행단체들을 둘러본 결과 우리나라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건강한 수행공동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일묵 스님은 이렇게 결성 동기를 밝혔다.
한국불교의 수행법은 간화선이지만 제따와나는 사람들의 삶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수행법이라면 무엇이든 배우고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미산 스님은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과 남방불교의 수행법인 위파사나, 티벳불교의 수행법인 통렌 등 다양한 수행법을 연구하겠다"면서 "요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비롯해 일반인들이 쉽게 정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따와나는 여러 전통의 수행법을 배우자는 취지의 일환으로 우선 11월에 미얀마 선정수행의 대가인 파욱 선사와 레와따 스님을 초청해 1개월간 명상수련회를 갖는다.
파욱 선사는 순수 지혜(위파사나)수행 위주인 미얀마 불교에서 집중력을 깊게 닦는 선정(사마타)수행의 전통을 되살린 선사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파욱 선사의 선원에서는 100명이 넘는 외국인 스님들이 수행 중이며, 여름 3개월간의 안거에는 국내외 800여명의 스님들이 참가한다고 한다.
이 명상수련회는 11월 3일부터 경기 남양주시 축령산 오덕훈련원에서 1주일 수행과 3일간의 주말수행이 각각 4차례 진행된다(인터넷 접수 cafe.daum.net/jetavana). 또 특별법문이 불광사, 상도선원 등에서 열린다.
제따와나는 앞으로 여러 국적의 수행자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면서 수행할 수 있는 국제명상센터와 불교와 서양 심리치료의 통합을 연구하는 불교와수행연구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김열권 법사는 "초기불교의 정신에 바탕을 두고 사회의 행복에 기여해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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