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고용 사정은 이제 혹독한 한겨울이다. “조금씩 풀리겠지”라는 한 가닥 기대는 무참히 짓밟혔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수는 3년 7개월래 가장 적은 11만명 수준으로 추락했다. 금융 위기는 다소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해도, 실물 부문의 침체가 수면 위로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경고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373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1만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정부가 두 차례나 낮춰 잡은 목표치(20만명)마저도 이제 반토막이 났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3월 이후 7개월째 줄곧 20만명을 밑돈다는 점도 그렇지만, 갈수록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 더 문제다. 고용 수치가 악화될 때마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 때문”(6월) “추석 연휴가 끼여 있어서”(9월) 등 일시적 요인이 적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추세적인 하락에 대한 설명으론 충분치 않다. 취업자 증가 수는 지난해 6, 7월 30만명대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만명대(지난해 8월~올 2월), 10만명 중후반대(3월~8월), 10만명 초반대(9월) 등 고용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는 추세다.
실업자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아예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 단념자가 급증한 것도 얼어 붙은 고용 사정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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