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믿는 종교의 진리만 옳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개신교의 배타성이 유일신 신앙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개신교, 불교, 천주교의 진보적 종교인들이 뜻 깊은 종교간 대화 모임을 가졌다.
우리신학연구소 부설 아시아신학연대센터는 15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미국가톨릭신학회장을 지낸 베트남 출신 피터 C 판 신부를 초청, '지금 여기, 구원은 어떻게'를 주제로 열린토론회를 가졌다. 길희성 서강대 교수의 사회로 천주교의 정양모 신부, 개신교의 이현주 목사, 불교의 도법 스님 등이 토론에 참가했다.
판 신부는 주제발표를 통해 "자기 종교의 창시자가 유일하고 보편적인 구원자라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고도 종교간 대화가 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판 신부는 그러나 "예수가 유일하다고 말하는 것과 조직, 교리, 전례 등으로 이루어진 교회가 유일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주 다른 것"이라면서 이 둘은 구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공회대 석좌교수 정양모 신부는 예수를 보는 관점에 따라 종교간 대화가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신부는 "1세기에 예수를 신으로 보는 교회는 한 군데밖에 없었으나 325년 니케아공의회에서 예수를 신격화한 후 교회의 공식 교리가 됐다"면서 이를 고수하면 타 종교와의 대화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정 신부는 "신약성서로 돌아가면 예수를 보는 관점이 아주 다양해진다"면서 "개인적으로 예수를 하느님으로 보는 신조를 버린 지 오래"라고 밝혔다.
도법 스님은 "종교는 삶의 문제를 풀기 위해 있는 것이고 삶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는 기도나 참선, 수행보다는 대화가 큰 역할을 한다"면서 "대화를 무시하거나 회피하면 종교인이기를 포기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종교를 가장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가르침으로 이해한다면 종교 간에 벽이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원주의 신학자인 이현주 목사는 "예수는 스스로 사람의 아들이라고 했으며 나는 사람의 아들이 되라고 목사의 소명을 받은 것 같다"고 말하고 "나는 개신교인이지만 천주교인이나 불교인과 마찬가지로 교인이며, 사람이란 점에서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자기 종교의 교주가 가르친 대로 충실하면 종교간 대화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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