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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야구팬 "주차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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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야구팬 "주차 좀!"

입력
2008.10.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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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후끈 달아오른 프로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야구팬).

"주차공간이 부족해 가급적이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서울시 관계자).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이 때아닌 '주차장 논란'에 휩싸였다. 16일과 17일 프로야구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 '가을잔치'를 앞두고 서울시가 이달 말까지 열리는 '서울디자인올림픽2008' 행사를 이유로 운동장 내 주차장 사용을 대폭 제한키로 했기 때문이다.

■ 야구팬들 "뿔났다"

종합운동장의 공식 구획 주차공간은 1500면. 일렬주차 등을 통해 빽빽이 주차할 경우 최대 2,500~3,000대까지 수용할 수 있다. 이 가운데 60~70%의 주차공간은 이미 디자인올림픽 행사로 주차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나머지 30~40%(700~800면) 주차공간은 야구 관람객을 위해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14일 현장에서 주차관리를 맡고 있는 체육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의 설명은 달랐다. "나머지 주차공간도 수영장 회원이나 생활체육교실 회원 등 700여명이 월 정기권을 끊고 이용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3만명 이상의 구름관중이 운집할 게 뻔한데 일반 방문객의 주차공간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야구팬들이 일제히 발끈하고 나섰다. 한 시민은 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동대문운동장도 없어지고 돔 구장도 해결 안 되는데 이제는 포스트시즌마저 훼방을 놓느냐"고 쏘아 붙였다.

"디자인올림픽이 500만 관중을 몰고 다니냐", "일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등 주차장 개방을 촉구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한 관계자는 "하루에 많게는 40통이 넘는 항의전화가 걸려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어떻게 알았는지 휴대전화도 걸려 오는데 아예 꺼놓는다"고 토로했다.

■ 대책도 주먹구구

비난이 빗발치자 시와 잠실야구장운영본부 등이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다. 시 관계자는 "인근 탄천변 송파 1,500면과 강남 1,009면의 공용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어 주차불편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잠실 빗물 펌프장 유수부지 300면 규모의 주차공간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 역시 실효성 여부가 미지수다. 이날 만난 탄천주차장 관계자는 "주차장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대형 버스가 많아 평일 오후에도 주차장이 꽉 찬다"면서 "최근 야구장 관계자가 협조요청을 해 왔지만 공간이 부족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잠실 유수부지 주차공간 등도 야구장과 걸어서 20여분이나 떨어져 있어 실제 가족단위 야구팬들이 이용하기에는 너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 당일 잠실야구장 일대에서 주차난과 대중교통으로 몰린 관객들로 인해 엄청난 혼잡이 예상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디자인올림픽 개최 소식을 듣고 몇 차례 시에 항의도 하고 협조요청을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5차전까지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6, 7차전 역시 잠실에서 열리게 되는데 걱정이 태산"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장재원 인턴기자(이화여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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