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군은 '나비마을'로 잘 알려져 있지만 레슬링이 더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곳이다.
제89회 전국체육대회 레슬링 경기가 열리고 있는 함평은 인구가 3만9,000여명에 불과한 군단위 농촌이다. 아마추어 종목 중 '올림픽 효자종목'으로 알려진 레슬링이 이 작은 마을에서 열린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함평의 중ㆍ장년층들은 나비보다 레슬링을 함평의 자랑으로 여긴다. 함평이 낳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만 2명에 달했기 때문에 군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함평을 '레슬링 금메달밭'으로 명했다.
함평농고(현재 함평골프고) 출신인 김원기(1984년 LA올림픽)와 김영남(1988년 서울올림픽ㆍ이상 그레코로만형)이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함평을 널리 알렸다. 이외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김종신(자유형)이 은메달, 민경갑(그레코로만형)이 동메달을 따내는 등 수많은 레슬링 스타를 탄생시킨 함평농고는 '레슬링명가'로 이름을 떨쳤다.
지금도 함평은 '레슬링촌'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함평골프고의 레슬링부는 15일 현재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거머쥐었다. 또 함평군청 실업팀도 한국 레슬링 발전의 한 축으로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비록 레슬링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겪었지만 '후폭풍'은 함평에서 느껴지지 않았다. 레슬링이 열리고 있는 함평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는 우렁찬 함성과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900여석의 작은 규모지만 경기장 가득 메운 관중은 열띤 목소리로 응원전을 펼쳤다. 체전의 열기는 마을축제로 이어졌다. 체전 일정을 겸해 함평은 군민들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힘겨운 노래마당을 마련해 '레슬링축제'의 열기를 드높였다.
함평=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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