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의 대가 조지 소로스가 미국 정부의 늑장대응이 금융위기를 키웠다고 맹비난했다.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많은 미국인의 소비행태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인의 방만한 생활 태도에도 일침을 가했다.
소로스는 12일 CNN 방송에 출연해 "미국과 유럽 금융감독 당국이 너무 늦게 신용위기에 대응하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는데, 이는 월가 금융인 출신으로 시장기능을 맹신하는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소극적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라며 폴슨을 겨냥했다.
1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는 미국 재무부가 유럽의 구제금융안을 따라 금융기관 증자(recapitalization)에 직접 참여키로 입장을 수정한 것에 대해 "늦었지만 사태 해결을 위한 올바른 길에 접어들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부실채권 인수 같은 종전의 소극적 방법으로는 광범위하게 확산된 부실채권을 조속히 찾을 수 없을 뿐더러 구제금융을 받는 은행의 도덕적 해이도 방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CNN 인터뷰에서 소로스는 "미국인은 자신이 생산한 것보다 6, 7% 더 소비하는 타성에 젖어 있으며 이것이 버블을 만들었다"며 "이런 시대가 이제 막을 내렸으며 미국인은 소비행태를 심각하게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헝가리 출신인 소로스는 1992년 영국 파운드화를 공략, 결국 영국을 파산상태로 몰아넣어 유명세를 탔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소로스펀드 회장으로 지금도 국제금융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런던경제학교(LSE) 재학 시절 스승인 철학자 칼 포퍼의 명저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에서 이름을 빌려 열린사회재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동구권에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정치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정부에 비판적이며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열린>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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