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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환의 야구 이야기] 롯데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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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환의 야구 이야기] 롯데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

입력
2008.10.1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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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삼성의 준플레이오프가 3경기 만에 싱겁게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필자 역시 이번 준플레이오프가 최소 4차전에서 5차전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었다.

삼성의 완승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삼성은 정규시즌 막판부터 가용인력을 총동원해서 롯데의 전력을 세밀하게 살폈다. 물론 롯데라고 전력분석을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삼성의 치밀함에는 미치지 못했다.

삼성은 마운드 운용과 타순을 철저하게 '포스트시즌 모드'로 준비했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심리적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반면 롯데는 정규시즌 때와 너무 똑같았다. 물론 편하게 하겠다는 벤치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됐지만,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을 정규시즌과 똑같이 치를 수는 없었다.

투수 운용에서도 두 팀은 큰 차이가 났다. 삼성은 한 박자 빠른 중간계투 투입으로 취약한 선발을 보완했지만 롯데는 아니었다. 정규시즌 때 중간, 마무리에서 실패가 잦았던 모습 그대로였다.

타자들의 스윙도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삼성의 경험 많은 타자들은 50%의 힘만으로 정확하게 맞히는 데 주력했다. 롯데 선발들이 하나같이 5회를 못 버티고 무너졌던 것도 삼성 타자들의 집요함에 투구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롯데 타자들은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조성환 이대호 가르시아는 번번이 큰 스윙만 고집하다가 찬스를 무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흔히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게 경험'이라고 한다. 경험보다 좋은 스승은 없다는 말도 있다. 롯데는 무려 8년 만에 가을잔치에 나갔다. 베테랑들마저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까마득할 정도였다.

정규시즌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롯데가 아쉽게 가을잔치 첫 판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롯데는 그동안 돈을 주고라도 꼭 사고 싶었던 경험을 얻었다. 올해의 실패가 틀림없이 내년 농사의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전 KIAㆍ삼성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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