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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따오기 우포늪에 모셔라" 특별 수송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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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따오기 우포늪에 모셔라" 특별 수송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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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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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 따옥 따옥소리…'

세계적 멸종위기 조류이자 천연기념물(제198호)인 따오기가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지 30여년 만에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 반입된다.

경남도는 람사르총회(10월28~11월4일) 개최 프로젝트의 하나인 따오기 복원을 위해 김태호 지사와 김충식 창녕군수 등이 14일 중국 산시(陜西)성 양시엔(陽縣)을 방문, 중국측이 기증하기로 약속한 따오기 한 쌍을 넘겨받아 17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따오기는 지난 5월27일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시 후진타오 주석으로부터 기증을 약속받았다. 이날 우포늪에서는 따오기 안착 기원제와 정착실천운동 선포식, 퍼포먼스 등 대대적인 환영행사가 열린다.

■ 특수작전 방불케 하는 따오기 수송

이번에 도입되는 따오기는 2003년 생으로 2005년 번식을 시작, 지금까지 7마리를 번식했으며 건강상태는 양호하다는 게 중국측 설명이다.

이 '따오기 부부'의 반입과정은 거의 '국빈 대우'급이다.

안전을 위해 특수 제작된 상자에 실려 중국 시안(西安)공항에서 특별전세기 편으로 부산 김해공항으로 들어온다. 당초 도는 일반 항공기의 비즈니스석을 통째로 빌려 수송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항공사측에서 승객들의 거부감을 우려해 난색을 표시하자 6,000만원을 들여 아시아나항공 특별전세기를 마련했다.

김해공항에 도착해서도 검역절차를 밟지 않고 보금자리인 창녕 우포늪으로 직행해 현지검역을 받는다. 우포늪으로 이동할 때도 동물전문 수송업체의 무진동 특수차량이 동원된다.

■ 따오기 어디서, 어떻게 사육되나

경남도와 창녕군은 지난 7월부터 10억원을 들여 창녕군 유어면 둔터마을 2만3,500㎡에 '우포 따오기 복원센터' 조성에 들어가 검역동, 부화동, 번식 케이지(새장) 등을 최근 완공했다.

복원센터에는 멧돼지나 족제비 등 침범을 막기 위해 폐쇄회로(CC)TV와 철조망 등이 설치됐으며 15일 소득을 실시한 뒤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특히 검역동에는 검역준비실과 치료실, 해부실 등이, 2동의 번식 케이지에는 바닥에 흙을 깔고 웅덩이를 만드는 등 자연상태와 유사한 환경으로 꾸며졌다.

따오기 부부는 조기 합방 유도 차원에서 가로 6m, 세로 10m, 높이 4m 크기의 작은 케이지에 신방(新房)을 꾸민다.

이들의 주식으로는 항생제를 완전 제거한 양식 미꾸라지와 영양제, 민물고기 분말 등으로 특수 제작한 인공사료가 제공된다.

복원센터에는 중국인 따오기 전문가 2명과 한국인 사육사 2명, 연구사 2명이 상주하며 각별히 보살피게 된다. 도와 군은 내년부터 2012년까지 55억원을 들여 야생적응 케이지와 연구ㆍ관리동을 추가 건립할 계획이다.

■ 앞으로의 과제

따오기의 성공적인 복원ㆍ증식을 위해서는 복원 경험이 있는 일본, 중국과의 공조가 필수적이어서 한ㆍ중ㆍ일 3국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협력복원작업이 전개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따오기 야생복귀를 위해서는 무농약, 저농약 농법 정착을 위한 주민들의 협조와 재정적인 지원 등도 뒤따라야 한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따오기 복원센터가 조성된 둔터마을에 따오기학교가 문을 열고 주민들이 복원후원회를 만드는 등 관심이 높다"며 "따오기 복원은 단순한 생물자원 보존차원을 넘어 농업 회생, 생태관광프로그램 개발 등 차원에서 폭 넓게 추진돼야 한다"며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 따오기

황새목(目) 저어새과(科)에 속하는 몸길이 약 75㎝, 날개길이 38~44㎝, 부리길이 16~21㎝의 겨울철새. 머리와 몸통은 희고 얼굴과 다리는 붉어 한자로 주로(朱鷺), 홍학(紅鶴)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68년 5월30일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됐으나 1979년 판문점 근처에서 마지막으로 발견된 뒤 자취를 감췄다. 국내에서는 1925년 윤극영이 곡을 붙인 동요 '따오기'로 더 친근한 새다.

창원·창녕=이동렬 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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