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인수에 힘을 합치기로 했던 포스코와 GS의 공동 컨소시엄 구성이 GS의 본입찰 불참 선언으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13일 마감된 대우조선 본입찰엔 포스코와 한화, 현대중공업 3개사 만 참여하게 됐다. 그러나 포스코 입찰서는 GS 참여를 전제로 하고 있어 포스코의 입찰 자격을 인정할 것인 지 여부가 새로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왜 깨졌나
GS는 이날 오후6시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입찰 관련 GS입장' 보도자료를 통해 "당초 포스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우조선 매각 본입찰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양 사 간 입장 차이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GS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가격을 써내는 과정에서 GS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포스코가 제시한 인수가격을 도저히 맞추기 힘들어 인수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포스코는 이날 오후3시 마감 직전 GS 컨소시엄 참여를 전제로 한 입찰서를 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볼 때 포스코와 GS는 최종 인수가 등 여러 조건에서 이견을 드러냈고, 막판까지 이를 조율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자 결국 GS가 불참을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인수가를 써내는 데 있어 GS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데다 경영권 행사 문제까지 불거져 컨소시엄이 깨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측 모두 신뢰성에 큰 흠집이 났다"고 말했다.
특히 GS의 경우 올해 초 하이마트 인수전에서도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인수를 거부한 전례가 있어, 포스코와의 공동 경영권 부분에서 양사의 이견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누가 이득인가
현재로선 GS가 다시 포스코와 손을 잡을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 때문에 포스코가 GS와의 공동 컨소시엄 구성을 토대로 제출한 입찰 제안서의 효력을 어떻게 볼 지가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은 이날 밤 포스코와 GS에 공식 입장 표명을 요청했으며, 이를 토대로 법률 자문 등을 받아 향후 처리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인수 경쟁자인 한화와 현대중공업은 당장 포스코의 입찰 자격을 문제 삼고 나섰다. 한화 관계자는 "포스코와 GS의 행동은 입찰 절차를 중대하게 위반하고, 입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포스코의 입찰 자격은 박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은 입장에선 인수 후보군에서 포스코가 탈락하는 게 안타깝겠지만, 전후 사정을 감안할 때 이번 본입찰을 무력화한 뒤 재입찰의 절차를 밟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재로선 포스코와 GS의 힘겨루기로 한화와 현대중공업 만 어부지리를 얻게 될 공산이 커 보인다.
특히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지난해부터 인도 제철소 건설이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이번 파문까지 겹쳐 리더십에 타격을 받게 됐다. 2005년 그룹 출범 직후부터 대우조선 인수를 준비해온 허창수 GS 회장도 3년 동안 노력한 결과가 물거품이 돼 이미지가 추락하게 됐다.
한편, 산업은행은 당초 인수 후보들이 제출한 인수 금액과 조건 등을 검토해 이르면 다음주 말 우선대상협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돌출 사태로 향후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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