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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라운 총리 '새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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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라운 총리 '새옹지마'

입력
2008.10.1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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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관 출신으로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있어 수완을 발휘하면서 '위기 관리형 재상'으로 주가를 올리는 영국의 고든 브라운(57) 총리가 요즘 들어 시력이 극도로 악화, 자칫 완전 실명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런던 데일리 뉴스는 13일 브라운 총리의 친구를 인용, 왼쪽 눈에 이어 오른쪽 눈에까지 문제가 생긴 그는 지금 큰 인쇄체 글자만 겨우 볼 수 있으며 공개 석상에 나와서도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 문서와 보고서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나빠졌다고 보도했다.

친구에 따르면 심지어 브라운 총리는 넘어지거나 충격을 받을 경우 오른쪽 망막이 떨어져 나가 완전히 눈을 멀게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운 총리는 16살 때 럭비경기를 하던 중 왼쪽 안구를 크게 다쳐 시력을 잃고 말았다. 남은 오른쪽 눈도 수년 전부터 갈수록 시력이 떨어졌고 최근엔 백내장 수술까지 받았다.

이에 대해 외견상 건강미가 넘치는 브라운 총리 자신은 아직 사물을 충분히 볼 수 있는 시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주위의 염려를 애써 물리쳐 왔다.

하지만 브라운 총리의 전 주치의는 그의 시력이 그리 정상은 아니라고 확인했으며 친구들도 그가 퇴화하는 시력 때문에 적잖이 심적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구들은 브라운 총리가 사람들과 만나 얘기할 때 항상 부지불식간에 방향을 맞추려고 시선을 조심스럽게 옮기고 있고 책이나 문서를 읽을 경우엔 약간 사시 증세까지 나타났고 있음을 실토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브라운 총리에게 전해지는 메모와 보고 문건의 인쇄체는 특대호이고 행간도 넓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가 쓰는 친필 글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한다.

브라운 총리의 지근 거리에 있는 한 관리는 그가 이메일 답신을 위해 글자 크기를 보통인 10포인트의 두 배 정도인 36포인트까지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약화하는 시력 탓에 브라운 총리의 업무수행 효율도 눈에 띄게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일부 신문은 브라운 총리가 하원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던 도중 잉크병을 건드려 기밀 문서함에 잉크가 쏟아지는 일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또 브라운 총리는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마친 뒤 출구를 못 찾아 헤맨 적이 있고 한 모임에선 전직 장관을 지낸 인사를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불러 상대방이 화를 내며 자리를 떠나게 하기도 했다.

측근들은 브라운 총리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요즘 하루 18~20시간 이상을 각종 회의와 브리핑, 회담으로 보내고 있어 약한 눈을 더욱 혹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브라운 총리의 한 친구는 "어느 순간에 장님이 될 수 있다고 느끼는 고든의 공포를 모른다면 그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는 현재 '영웅적인' 직무 수행을 하면서 항상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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