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13일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에 대해 '극과 극'의 반응을 내놓았다. 한나라당은 "현 금융위기를 정확히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다"고 치켜세운 반면, 야권은 "구체적인 정책 제시가 부족한 알맹이 없는 연설이다"고 평가 절하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연설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고 자신감을 심어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윤선 대변인도 "IMF 외환위기를 떠올리며 불안해 하는 국민에게 외환보유고 상황이 그때와 어떻게 다른지 정확히 알렸다"며 "특히 4ㆍ4분기 경상수지가 흑자 전환할 것이란 희망을 주면서 해외 소비를 줄이고 국내 소비를 늘리자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논평했다.
야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오직 국민이 잘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일관했다"며 "대통령은 국민이 무엇을 해 줄 것인지 바라기에 앞서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대변인은 "전파 이용이 대통령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며 야당의 반론권 보장을 요구했고, 민주노동당과 창조한국당은 대통령의 연설에서 기존 경제 정책에 대한 반성과 진정성 부족을 지적하며 실망감을 표했다.
특히 민주당은 "IMF 당시와 비교해 현재 외환보유고가 2,400억달러에 달하고 기업과 금융기관 체질이 튼튼해졌다"는 대통령의 언급에 주목했다.
정세균 대표는 "민주 정부 10년에 대한 평가가 정부 여당이 주장해 온 내용(잃어버린 10년)에서 완전히 뒤바뀐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한 데 이어 김유정 대변인은 "한국 경제가 위기 속에서도 이만큼 버틸 수 있는 것은 지난 10년의 성과 덕분임을 현 정부가 자인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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