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대외활동 사진이 56일 만에 공개됐지만 촬영 시기와 공개 배경을 놓고 논란만 거세지는 양상이다. 김 위원장의 행보가 추가로 공개되기 전까지는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은 11일 조선중앙TV를 통해 김 위원장의 인민군 821부대 산하 여성 포중대 시찰 사진 11장을 공개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은 뇌혈관 수술을 받은 사람 치고는 너무 건강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사진 배경에 나온 족제비싸리 등의 나무가 10월 초라면 노랗게 변색돼야 하는데 초록빛이 완연한 점도 촬영 시점에 의문을 갖게 했다.
그렇다고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굳이 가짜 김 위원장 사진을 내보낼 이유는 없다. 그래서 북한이 대내ㆍ외에 김 위원장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비록 8월께 촬영한 사진이지만 보도를 강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13일 "김 위원장이 8월 14일 마지막 방문했던 1319부대(강원 고산군)와 이번에 방문했다는 821부대(강원 통천군)가 인접해 있는 만큼 당시 방문 사진을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에 맞춰 뒤늦게 공개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이 그동안 김 위원장 현지지도 보도를 선전선동 필요성에 맞춰 해 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에야 남측 언론들이 문제를 삼아 논란이 됐지만 북한은 이전에도 김 위원장의 현지 방문 날짜와 시간을 밝히지 않아왔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은 김 위원장 활동 복귀 수순마저도 경기 관람 사실 공개, 담화 발표, 사진만 공개 등으로 단계를 나눠 효과를 극대화하는 살라미(얇게 썰어 먹는 이탈리아 소시지) 전술을 사용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곧 평양 주재 외교 공관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의 건재를 과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은 바로 이런 관측에 기초하고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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