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삼성 팬들 사이의 실랑이가 구단간의 신경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삼성은 11일부터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3,4차전에서 롯데가 공수해올 '갈매기 애드벌룬'을 대구구장 상공에 띄우지 못하게 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응원단은 몰라도 애드벌룬을 방문경기에 띄우는 건 홈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며 이 같은 뜻을 재차 확인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전례가 없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1차전과 2차전에서 부산 팬들의 불미스러운 행동에 자극받은 삼성의 '응징' 차원으로 풀이된다.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 때 술에 취한 극소수 롯데 팬들이 삼성 응원단에게 행패를 부려 몸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삼성 응원단은 9일 2차전에서 는 모두 철수했다. 삼성은 이 사건 직후 내부 회의를 열고 롯데 손성욱 마케팅팀장에게 '갈매기 불허 방침'을 전달했다.
9일 2차전에서도 일부 롯데 팬이 6회 삼성 투수 정현욱의 눈에 레이저 포인터를 비추는 바람에 선동열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기 초반에도 외야에서 날아든 불빛 탓에 삼성 진갑용이 주심에게 항의했고, 자제를 요청하는 안내 방송이 나가기도 했다.
삼성의 '갈매기 불허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롯데는 11,12일 설치를 강행하기로 했다. 롯데 관계자는 "삼성도 1차전 때 사자 조형물을 설치했는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롯데는 1,2차전 때와 마찬가지로 초대형 갈매기 애드벌룬 5개를 부산에서 공수해왔다. 롯데는 3차전과 4차전 때 원정 응원석으로 2,000석을 배정 받았다.
그러나 롯데는 이미 인터넷 예매를 통해 대거 좌석을 점령한 팬들까지 포함하면 원정 응원단이 대구구장(1만2,000석)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남 라이벌' 롯데와 삼성이 포스트시즌에서 시비가 붙은 건 처음이 아니다. 99년 플레이오프에서도 두 팀은 호세의 '방망이 투척 사건'으로 롯데 선수들과 삼성 팬들이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간 적이 있었다. 8년 만의 '리턴매치'는 경기장 밖에서 더 달아오르고 있다.
대구=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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