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국정감사의 특징 중 하나는 국회 상임위원장들이 사회만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튀는 언행으로 주목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위원장의 스타일에 따라 국감장 분위기도 천차만별이다.
복지위 변웅전 위원장은 1980년대 자신이 진행했던 TV프로그램 ‘명랑 운동회’처럼 국감도 명랑하게 진행한다. 그는 의원들이 질의를 마칠 때마다 “충분히 준비한 박근혜 의원의 내실있는 질문이었습니다”, “간호사들의 대모(代母)이신 이애주 의원이었습니다” 등 마무리 멘트로 분위기를 띄웠다.
의원들이 의사 진행이 불공평하다고 불평하면 “제가 사회만 30년 본 사람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겠다”며 은근 슬쩍 넘어갔다. 그는 오전 9시59분부터 휴대전화 시계를 보고 있다가 10시 정각에 회의를 시작하는 것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다.
문방위 고흥길 위원장은 ‘버럭 위원장’으로 불린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야당 의원들을 향해 “발언 안 해도 되니 나가라”, “간사가 위원장보다 위냐”고 호통을 치고 야당 의원들과 여러차례 삿대질을 하면서 언쟁을 벌였다.
민주당 서갑원 의원이 9일 방통위 국감에서 책상을 쾅 내리치며 항의하자 고 위원장은 “나도 이걸 칠 수 있다”고 의사봉을 치며 응수했다.
국방위 김학송 위원장은 의원들 질의 중간에 나서서 피감기관장을 직접 깐깐하게 신문하는 시어머니 스타일. 10일 방위사업청 국감에서 그는 “청장의 답변을 들어 보면 방사청이 존재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답변이 오락가락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양치규 방사청장을 호되게 나무랐다.
의원들이 양 청장을 과하게 몰아세울 땐 “그렇게 질문하면 그런 답변 밖에 들을 수 없다”고 질의 요령을 지도하기도 했다.
행안위 조진형 위원장은 둥글둥글 화합형이다. 8일 서울시 국감에서 여야 간에 설전이 벌어져 파행 직전까지 갔을 때 그는 “우리가 2년을 함께 가야 하는데 서로 상처 내지 말고 위원장에게 위임해 달라”며 의원들을 다독였다.
농수산위 이낙연 위원장은 촌철살인 유머로 유명하다. 그는 7일 국감에서 이수화 농진청장이 장미꽃의 로열티가 얼마인지 답변하지 못하자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군밤을 못 깐다는 말이 생각난다”며 에둘러 질책했고, 의원들의 질의 시간을 초과했을 땐 “워낙 좋은 말씀이라 넋을 잃고 들었다”는 말로 시간 엄수를 주문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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