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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의 디바' MOMA 부관장 캐시 할브라이시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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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의 디바' MOMA 부관장 캐시 할브라이시 내한

입력
2008.10.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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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현대미술의 본산으로 불리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올해 2월 부관장(Associate Director)이라는 직함을 신설했다. ‘미술계의 디바’ 캐시 할브라이시(59)를 영입하기 위해 없던 자리를 만든 것이다. 할브라이시는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큐레이터 중 한 명이다.

그 흔한 석사 학위 하나 없으면서도 그는 MIT 리스트 비주얼아트센터와 보스턴미술관 큐레이터를 거쳐 16년간 미니애폴리스 워커아트센터 관장으로 일하면서 효율적인 관료형 수장으로 이름을 날린 끝에 마침내 MOMA에 입성했다.

국내 미술상으로는 최고 상금인 1억원을 내건 제1회 양현미술상 심사위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할브라이시를 11일 만났다.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던 할브라이시는 “한국에 오면 도자기와 김치를 반드시 사 간다”며 넉넉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MOMA 행에 대해 “16년간 같은 곳에서 일한 나도 그렇고 MOMA 역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다”면서 “동료들로부터 질투도 많이 받았지만 워커아트센터의 5배 가까운 800명이 일하는 곳이라 훨씬 바빠졌다”고 말했다. “MOMA는 20세기의 위대한 예술품들로 유명한 곳인데 21세기에도 그와 동일한 퀄리티를 유지하려면 훨씬 혁신적인 컬렉션이 요구됩니다. 창조성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과거를 존중하되 거기에 묶이지는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0세기 모더니즘의 역사는 유럽 등 서구에서 썼지만, 앞으로는 전 세계의 미술가들을 주목해야 합니다.”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 작가가 있느냐는 질문에 할브라이시는 젊은 여성 설치작가인 양혜규(37)와 이주요(37)의 이름을 들었다. 양혜규는 지난해 바젤아트페어에, 이주요는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던 작가다. “미국에서 일하는 큐레이터 주은지씨로부터 한국 예술가들 소개를 많이 받았는데 흥미로운 여성 작가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들의 작품에는 분석적인 요소와 감성적인 요소가 융합돼 있더군요.”

베닝턴대학에서 비주얼 아트를 전공한 할브라이시의 원래 꿈은 큐레이터가 아닌 예술가였다. 그는 “예술가는 스튜디오에서 늘 혼자 외로워야 하는데, 그런 점이 싫었다”면서 “예술과 대중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석, 박사 학위도 없이 큐레이터로서 최고의 성공을 거둔 비결을 묻자 그는 “정직과 도전 정신”이라고 답했다. “나 자신에게, 작가에게, 미술관 측에, 대중에게 모두 정직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해요. 현대 작가들과 일하려면 당연히 위험을 함께 짊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미술관은 병원이 아니에요. 실패한다고 해도 아무도 죽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살아왔더니 어느새 이 자리에 와있네요.”

그는 양현미술상 관련 일정을 마친 후 광주비엔날레를 둘러보기 위해 광주로 떠났다. “시장은 언제나 새로운 예술 상품을 찾죠. 정보가 많아지고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될수록 큐레이터는 훨씬 더 많은 곳을 여행해야 한답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사진=김주성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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