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금융지원을 필요로 하는 회원국에 언제든지 자금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
‘글로벌 금융 체제의 마지막 보루’로 불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10여년만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1일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미 워싱턴에서 한국 등 24개 회원국이 참석한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를 연 뒤 “구제금융이 필요한 국가를 위해 수주일이 걸리는 절차를 10일 이내로 단축하고 대출 조건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선진7개국(G7)ㆍG20 회의가 국제 공조를 과시하는 상징적 선언에 그친 것과 달리 스트로스 칸 총재의 발언은 구체적이고 실천적이다. 그는 또 “금융 위기 해결을 위해 신흥시장국가와 선진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금융 위기 해결 과정에서 IMF가 주도적 역할을 해나갈 것임을 암시했다.
최우선 지원 대상국이 아이슬란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IMF 실사단이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금융 지원에 필요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IMF의 구제 금융 지원이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르니 마티센 아이슬란드 재무장관이 미 워싱턴에서 IMF 관계자와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MF가 아이슬란드 지원에 나설 경우 1997년 한국의 외환 위기에 개입한 이후 10여년만에 대규모 국제 금융 지원에 나서게 된다.
IMF는 2차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7월 미국, 영국 등 45개국이 모여 회원국에 대한 자금 지원과 환율 안정을 목표로 창설된 국제 금융 기구. 회원국의 경제 성장과 금융 위기 극복에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2000년을 전후해 글로벌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활동이 뜸했다. 회원국은 IMF의 문을 두드리지 않더라도 자금을 쉽게 얻을 수 있었다.
그런 IMF를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국제 금융 무대의 전면으로 불러 들였다.
문제는 IMF의 자금력이다. IMF는 그동안 활동이 뜸하면서 자금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MF가 곧바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2,000억달러(약 260조원)로 파악되고 있으며, 대출총액도 2003년 1,200억달러에서 최근 170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때문에 미국, 영국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선진국의 지원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IMF가 회원국에게 출자 확대를 요청할 수도 있다”며 “금융위기 해결과정에서 스트로스 칸 총재의 역할이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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