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한섭(29)씨는 요즘 오토바이로 출퇴근한다. 이른바 '오출족'이 된 지 석 달째다. "대중교통이나 승용차를 이용할 때보다 출퇴근 시간이 절약되는 데다 기름값이 거의 들지 않아 매우 좋습니다."
고유가와 경기불황 여파로 김씨와 같은 모터사이클 생활족이 크게 늘고 있다. 주5일제 근무 정착으로 모터사이클로 여가를 즐기는 사람뿐만 아니라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실속파들이 '네 바퀴'에서 '두 바퀴'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125㏄ 이상의 대형 오토바이 운전에 필요한 2종 소형면허 소지자 수는 2003년 18만대에서 2005년 20만대를 넘어선 이후 올해에는 25만대(6월말 현재)로 늘었다. 스쿠터 등 소형 오토바이의 경우 별도의 면허증이 필요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오토바이 생활족은 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 들어서는 연초부터 국제유가 폭등으로 휘발유값이 2,000원 선에 육박할 정도로 비싸지면서 오토바이로 등하교나 출퇴근 하는 신세대가 크게 늘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몇 달새 폭락했지만, 환율이 폭등하는 바람에 휘발유값은 떨어질 줄 모르고 있어 오토바이를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례로 혼다코리아의 경우 작년 판매량이 969대였던 125㏄ 이상의 대형 모델은 올 상반기에만 608대가 팔렸다. 이 외에도 할리 데이비슨, 야마하, BMW 등 고가 브랜드, 국내업체인 S&T모터스와 대림자동차, 중국과 대만 등에서 수입된 저가 스쿠터 등을 감안할 경우 판매량이 적어도 20% 이상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출퇴근 직장인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 오토바이를 즐기는 '라이더'들도 늘고 있다. 지난 5월 모터사이클로 전국 투어에 도전했다는 공무원 남궁봉주(39ㆍ여)씨는 "남편 따라 바이크에 입문해 지금은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교외로 나가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할리 데이비슨 코리아 관계자는 "모터사이클을 떠올리면 대부분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한 만큼, 가족 행사와 동호회 활성화 등을 통해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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