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광고공사가 독점하고 있는 방송광고판매대행 시장에 민영 미디어렙이 진출할 수 있게 된다. 지역난방공사, 대한주택보증, 88관광개발 등 10개 공공기관은 민영화된다.
정부는 10일 공기업선진화추진위원회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3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통합 추진은 당분간 미뤄졌다. 정부는 신보와 기보 처리와 관련, 통합한다는 원칙을 세웠으나 한나라당과의 협의 과정에서 연말까지 최종 결정을 유보하기로 했다. 배국환 기획재정부 2차관은 "한나라당이 금융위기로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중소기업 지원체제를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며 "시장 상황과 중소기업 지원체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난방공사는 내년 중 증시에 상장해 지분 매각을 추진하되, 정부가 51% 이상 지분을 갖기로 했다. 대한주택보증도 2010년부터 주택분양보증 독점을 폐지하고 정부 보유 지분 매각에 들어가고, 88골프장을 운영하는 88관광개발도 완전 민영화하기로 했다.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010년까지 지분 49%를 우선 팔 계획이다.
정부는 방송광고대행시장 이외에도 한국가스공사가 독점하고 있는 천연가스 도입ㆍ도매 부문에도 민간 사업자의 진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방송광고공사를 주식회사로 전환해 정부가 소유하기로 했으나, 민간 미디어렙의 도입 시기 등 구체적 방안은 의견수렴을 거쳐 내년 중에 마련할 방침이다.
한국전력과 5개 발전자회사, 철도공사, 도로공사 등 8개사는 강도 높은 경영효율화 작업이 추진될 예정이다. 철도공사의 경우 2010년까지 영업적자(2007년 6,414억원)를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는 등 경영개선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민영화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3차에 걸친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라 민영화 대상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 등 공적자금투입 기업 14개,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38개 공공기관으로 확정됐다. 당초 민영화 숫자가 50~60개나 거론됐던 것에 비하면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의지가 퇴색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신보와 기보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서도 때맞춰 금융시장 불안이 있기는 했지만 정부가 기보가 위치한 부산지역의 반대 여론 등에 밀려 결정을 보류했다는 해석도 나오는 등 통합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기관들은 손을 대지 못했고,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핵심 기관들이 개혁대상에서 빠질 우려도 있다"며 "민영화만 능사는 아니므로 경영 슬림화, 통폐합 등 적절한 대안을 통해 공기업 개혁을 효율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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