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3일 열리는 동생 근령(54)씨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는다. 본인이 안 갈 뿐 아니라 측근들에게도 “결혼식장 근처에도 가지 말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한 측근은 12일 “속사정 모르는 측근들이 괜히 갔다가 들러리를 설 수 있을 것 같아 여러 경로를 통해 참석하지 말라는 뜻이 전해졌다”고 말했다. 동생 근령씨는 최근 친박(親朴)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상당수에게 자신의 결혼 청첩장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일부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 결혼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국민들 눈에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는 “내가 가면 일이 더 커진다. 상황이 더 곤란해질 수 있다”고 답했다.
무엇이 곤란해진다는 얘기일까. 왜 박 전 대표는 동생의 결혼을 그토록 반대하는 것일까.
근령씨와 결혼하는 신동욱(40)씨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신씨가 박 전 대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 박 전 대표 측은 보고 있다. 사전에 차단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한 측근은 이렇게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동생의 결혼을 ‘잘못된 결혼’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 정서에 비춰볼 때 언니가 동생 결혼식에 안 가면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것을 다 감수하고서라도 결혼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기로 한 것이다.”
신씨는 18대 총선 서울 중랑을에 출마하기 위해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 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전력이 있다. 그는 그때 친박 후보를 자처했었다. 박 전 대표 측이 상당히 황당해 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신씨가) 총선 때 내가 민다는 등 없는 말을 해서 상대 쪽에서 항의 전화가 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얼마 뒤 근령씨는 한나라당의 충북 총선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아 박 전 대표 측을 난처하게 했다. 박 전 대표가 ‘잘못된 공천’에 항의해 대구에서 무언시위를 벌이고 있을 때였다. 그 배경에 신씨가 있다고 박 전 대표 측은 보고 있다.
한 측근은 “시간이 지나면 박 전 대표가 왜 이렇게 했는지 사람들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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