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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막판 뒤집기쇼 '블랙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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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막판 뒤집기쇼 '블랙 카리스마'

입력
2008.10.1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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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타차 공동4위(출발)→공동선두(11번홀)→1타차 단독선두(12번홀)→3타차 우승(18번홀).

‘블랙탱크’ 최경주(38ㆍ나이키골프)의 매직쇼였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대회 최종일 붉은셔츠를 입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최경주는 검은셔츠로 카리스마를 연출한다. 블랙셔츠의 공포는 그대로 통했다.

최경주는 12일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골프장 남코스(파72ㆍ7,544야드)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2위 허석호(10언더파)를 3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뚝심을 발휘하며 역전승을 거둔 최경주는 지난해 대회 우승에 이어 생애 첫 타이틀 방어(통산 24승)에 성공했다. 또 지난 4월 SK텔레콤오픈 우승을 차지했던 최경주는 올시즌 국내 대회 2전 2승의 100% 승률을 자랑했다. 우승상금 1억5,000만원을 보탠 최경주는 2개 대회 우승상금으로만 2억7,000만원을 획득, 상금랭킹 3위로 뛰어올랐다.

전반에 버디 3개, 보기 1개로 2타를 줄이며 선두 추격을 엿보던 ‘승부사’ 최경주의 진가는 후반 들어 나타났다. 선두그룹에 2타 뒤진 11번홀(파5)이 백미였다. 왼쪽 연못과 오른쪽 아웃오브바운스(OB)가 있어 많은 선수들이 우드로 공략하는 홀이다. 그러나 최경주는 회심의 드라이버샷으로 페어웨이 중앙을 가른 뒤 3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샷(210야드)을 그린에 올려 5m 거리의 이글을 잡아내면서 허석호, 강경남과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최경주는 이번 대회 2, 3(이상 9번홀), 4라운드에서 연속 이글쇼를 펼쳤다.

12번홀(파3)에서는 허석호와 강경남이 1타씩 잃으면서 처음 단독 선두가 됐고 14번홀(파5)과 16번홀(파4)에서 4~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3타차 선두가 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최경주는 “나를 보고 찾아온 많은 갤러리에게 실망을 주지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게 주효했다. 특히 11번홀을 승부처로 여기고 드라이버로 공략한 게 역전의 발판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늘 검은색 셔츠를 입은 이유에 대해 “미국의 백인친구가 얼마전 대회 마지막 날 검은색 옷을 입은 내 모습에서 카리스마를 느꼈다며 자주 입을 것을 권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2002년 대회 우승자 허석호는 2타를 줄이는데 그쳐 준우승을 차지했고, 김형성 강경남 김대섭(이상 삼화저축은행)은 공동 3위(9언더파 279타)에 올랐다.

용인=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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