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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왈종 3년 만에 개인전/ 제주에서 꽃피운 '마음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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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왈종 3년 만에 개인전/ 제주에서 꽃피운 '마음의 평화'

입력
2008.10.1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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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갓 상경한 화가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 덕에 핫핑크색 티셔츠가 더욱 눈에 띄었다. "집사람은 이렇게 야한 것을 어떻게 입냐고 하는데 이상하게 난 요새 이런 색이 너무 좋아. 얼굴도 시커먼데 좀 가려야지."

그래서일까, 작품의 색채도 한결 화사하고 따뜻해졌다. 한국적 풍경과 정서를 독특한 화법으로 담아온 동양화가 이왈종(63)이 14일부터 11월 5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강남에서 3년 만에 개인전을 연다.

이왈종의 그림 속에는 소박한 집과 그 안에 마주앉은 부부, 마당의 장독대와 흐드러지게 핀 꽃, 한가로이 노니는 개와 사슴이 있다. 골프채와 자동차 같은 소재도 자주 등장한다. 배와 물고기는 하늘을 날고, 사람은 나무 속에서 골프를 친다. 나비와 꽃은 사람보다 더 크다.

그 풍경은 1990년 추계예대 교수 직을 버리고 홀연히 제주로 떠난 작가의 일상인 동시에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는 이상향이기도 하다. "처음 제주도 와서는 서울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산 속의 잡초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

이번 개인전 제목도 '제주 생활의 중도(中道)'. 그가 제주 이주 후 줄곧 지켜온 주제다. 작가는 "중도란 세상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것, 집착하지 않는 것, 치우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에 해오던 회화와 종이부조 뿐 아니라 나무 조각, 도자 입체작품 등 70여 점을 선보인다. 도자기로 만든 향로는 소중한 친구가 세상을 떠난 후 직접 향을 피우기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의 이번 전시에 나오는 작품 중에는 18개의 골프공에 각기 다른 춘화를 그려넣은 것 등 해학이 가득한 춘화들도 숨어 있다. 그는 "생명의 원천이잖아요. 그것 빼면 뭐가 남습니까"라며 웃었다. (02)519-0800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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