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영철 前총리실 사무차장 자살/ '새정부 고위관료 첫 수사대상' 부담 느낀 듯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영철 前총리실 사무차장 자살/ '새정부 고위관료 첫 수사대상' 부담 느낀 듯

입력
2008.10.13 13:12
0 0

10일 자살한 김영철 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은 새 정부 들어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중 처음으로 검찰 수사대상이 됐다는 점 때문에 심한 압박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후, 이틀 만에 사표를 냈고 다시 8일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 전 차장은 열병합발전설비 전문업체인 케너텍의 이모(61ㆍ구속)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2002년 7월~2005년 8월 한국중부발전 사장으로 재직할 때 공사수주 청탁과 함께 이 회장한테서 미화 2만 달러와 현금 5,000만원 등 총 7,000여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수사선상에 올랐다. 김 전 차장에 뒤이어 중부발전 사장을 맡은 정장섭(60)씨도 이미 비슷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정씨는 중부발전이 발주한 185억원 규모의 보령화력 설비공사 등을 수주하게 해 주는 대가로 케너텍에서 1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났다. 지식경제부 이모 사무관과 군인공제회 김승광 전 이사장도 케너텍에서 돈을 받은 혐의로 잇따라 구속됐다.

이들과 달리 김 전 차장의 혐의는 아직 검찰에서 확인된 단계는 아니었다. 케너텍을 수사하면서 단서가 발견된 정도이고, 자택과 사무실 압수수색이나 소환통보도 안 한 상태였다.

하지만 한승수 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현직 고위 공직자로서 김 전 차장이 느낀 압박은 케너텍과 연루된 다른 피의자보다 더 컸을 것으로 주변 인사들은 보고 있다. 여린 성격의 김 전 차장이 그 같은 중압감을 견뎌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검찰은 당혹감에 빠졌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의혹이 있어서 살펴보고 있던 중에 이 같은 일이 일어나서 안타깝고 당혹스럽다"며 "현재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전 차장과 전혀 접촉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강압수사 논란에서는 자유로운 상태다. 검찰이 가슴을 쓸어 내리는 대목이다. 그러나 의혹의 당사자가 사망함에 따라 진실은 결국 미궁에 빠지게 됐다.

검찰 수사 도중 목숨을 끊은 사례는 2000년 이후 급증하고 있다.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 안상영 부산시장,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박태영 전남지사, 이준원 파주시장, 이수일 전 국가정보원 차장, 장래찬 금융감독원 비은행 검사 1국장, 박석안 전 서울시 주택국장 등 주요 공직자와 기업인만 10여 명에 이른다.

■김영철 차장은/ 韓총리 최측근… 상공부 관료 출신

고 김영철 전 사무차장은 한승수 총리의 복심으로 통한 최측근이었다. 한 총리가 상공부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재임시절 비서관을 지내며 그림자처럼 보좌해 인연이 각별했다. 경남 마산 출신으로 부산고와 서울대 농화학과를 졸업한 후 1972년 행정고시 12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을 거쳐 상공부에서 주요 경력을 쌓았다. 80년대 정부가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강력하게 펼 때는 노른자위 보직인 상역국 수출 1,2과장을 번갈아 맡았다. 이후 통상산업부 무역조사실장, 대통령 비서실 비서관, 특허청 차장을 지냈다.

1999년 지역난방공사 사장을 거쳐 한국중부발전 사장을 마지막으로 2005년 공직을 떠났으나, 올 초 한 총리가 다시 발탁해 총리실 운영 전반을 챙기며 호흡을 맞춰왔다.

그는 빈틈없고 합리적인 일처리로 '성실한 청지기'라는 평을 들을 만큼 주변의 신망이 두터웠다. 최근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자 그는 "문제될 게 없었다"고 결백을 강조하면서도 "조직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며 2일 사표를 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