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글로벌 증시의 동반 폭락으로 국내ㆍ외 주식형펀드의 평가손실이 5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9개월 남짓 만에 지난해 평가이익(약 23조원)을 모두 날리고도 30조원 이상이 사라졌다는 계산이다.
12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일 기준 국내ㆍ외 주식형펀드(공모형)의 연초 대비 평가손실은 해외펀드(1,359개) 30조776억원, 국내(1,035개) 24조4,8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계좌 수(8월 말 기준)로 따져보면 해외펀드(775만6,395계좌)는 계좌당 388만원, 국내(약 1,004만 계좌)는 24만4,000원의 손해가 난 셈이다. 올해 수익률은 각각 -45.19%(해외), -30.97%(국내)였다.
특히 지난해 펀드 광풍을 주도했던 해외 주식형펀드가 올 들어 모조리 망가지면서 '자본수출'이라는 자아도취마저 부끄러운 상황이 돼버렸다. 지난해 해외 주식형펀드는 9조170억원의 투자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돼 지난해 무역흑자(약 14조원)의 절반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렸다.
이 때문에 지난해 시장 안팎에선 제품 수출이 아닌 원화 자본 수출로 돈을 벌어들이는 '자본수출의 원년'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엔 "그 많은 돈을 국내 증시에 투여했다면 증시 활성화에 기여했을 텐데…, 돈도 못 벌고 남 좋은 일만 시켰다"는 원성이 잦다.
투자자들도 해외펀드를 외면하고 있다. 올해 6월 정점을 기록한 해외펀드 설정잔액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보다 정보가 한정될 수밖에 없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일이 그만큼 리스크도 높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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