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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노벨상 블랙홀의 나라,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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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노벨상 블랙홀의 나라, 미국

입력
2008.10.1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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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미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대학 캠퍼스.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 대학의 로저 첸 교수가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주선으로 전화 기자회견을 열고 있었다. 첸융젠(錢永健)이라는 중국 이름까지 가진 재미중국인 2세 과학자에 신화사 등 중국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건 당연했다.

일본 언론이 전한 회견 내용에 따르면 "당신은 중국인입니까. 중국말은 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이 나오자 첸 교수는 영어로 "거의 못합니다"고 답했다. 이어 "당신의 업적은 중국인 과학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라고 묻자 "나는 중국인 과학자가 아닙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지 첸 교수는 "이번 수상으로 중국인이 기뻐하고 자랑으로 여긴다면, 그리고 많은 젊은이들이 과학 연구에 흥미를 갖는다면 아주 잘된 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시모무라 오사무(下村脩) 보스턴대 명예교수도 연구의 시작은 일본이었지만 미국 연구 생활이 40년을 넘는다. 노벨상 업적도 워싱턴대 프라이데이 하버 연구소 시절 나온 것이다. 하루 앞서 노벨물리학상 공동수상자로 결정된 난부 요이치로(南部陽一郞) 시카고대 명예교수 역시 1950년대 일본에서 미국으로 옮겨가 지금은 미 국적을 가진 사실상 미국 과학자다.

1901년 창설 이후 40여년 동안 국가별 노벨상 수상자는 독일 36명, 영국 25명으로 유럽세가 미국(18명)을 앞섰다. 하지만 제2차 대전후 상황은 역전됐고, 특히 기초과학에서는 전쟁을 피해 대서양을 건너온 유럽의 인재들에게 아낌 없는 과학 투자를 한 미국이 압도했다. 올해 역시 노벨상 과학분야의 진정한 영예를 차지한 나라는 전세계 과학 두뇌들이 연구하고 실험하기 위해 제 발로 찾아오는 환경을 만들어 놓은 미국이었다.

김범수 도쿄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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