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독창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독창성

입력
2008.10.13 13:10
0 0

이야기의 출처가 도무지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다. 내가 독창적으로 지었던 건지, 어느 책에서 무슨 이야기를 읽다가 그것을 약간 변형시켜서 꾸민 건지, 남에게서 들은 건지, 들었다면 누구에게 들은 건지, 들은 그대로인지, 들은 바에다 내 생각과 감정을 뒤섞어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바꿨던 건지, 꿈꿨던 건지, 무의식의 심연에서 만들어진 건지, 헛갈리는 거다.

미디어 발달로 혼란은 더욱 심해졌다. 텔레비전에서 들은 건지, 들었다면 무슨 프로그램에서 들은 건지, 인터넷에서 읽은 건지, 읽었다면 무슨 사이트에서 뭐하다가 읽은 건지,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하다가 어떤 게 떠올랐고 그거에다 방금 떠오른 것을 가미한 건지, 정신이 없다.

이러다보니 내가 진실로 독창적으로 지어낸 이야기, 라고 믿는 것들까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다. 혹시 남에게 듣거나 어디에서 본 이야기를 내가 지어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거 아냐? 혹시 나도 모르게 모방, 패러디, 표절 같은 거 한 거 아냐? 완전히 독창적인 이야기라고 주장할 수 있더라도 문제는 남아있다. 우리나라에 사람이 참 많으니, 나랑 똑 같은 이야기를 지어낸 사람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 경우에도 내 이야기는 독창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정말 엔간히 어지럽다.

소설가 김종광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