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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캐나다 휘슬러, 나를 빨아들이는 협곡과 호수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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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캐나다 휘슬러, 나를 빨아들이는 협곡과 호수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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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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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파람이 절로 나오는 곳. 휘슬러(Whistler). 그 이름만으로도 청량하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의 밴쿠버에서 가까운 휴양 리조트다. 6월까지 스키 시즌이 이어지고 7월에는 빙하 위에서 서머 스키를 즐기는 휘슬러에선 2010년 동계올림픽의 주요 경기가 치러진다.

밴쿠버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휘슬러 리조트는 휘슬러와 블랙콤이라는 해발 2,200m급의 두 봉우리 사이에 있다. 두 산에서 뻗어나온 슬로프는 우리나라 모든 스키장 슬로프를 합친 것보다 많다.

북미 최고의 스키 리조트로 11년이나 연속 선정된, 스키어들에겐 로망인 이곳은 겨울이 아닐 때도 또 다른 야외 활동과 편안한 휴식을 즐기려는 휘슬러 마니아들로 북적거린다. 눈이 없어도 즐거운 휘슬러의 매력 속에 풍덩 몸을 던졌다.

■ 협곡을 건너는 지프트렉

휘슬러의 새로운 인기 액티비티는 지프트렉(Zip Trek)이다. 수백년 된 커다란 둥치의 나무와 나무를 연결한 쇠줄에 매달려 수백미터를 미끄러져 가는 놀이다.

헬멧과 로프를 몸에 두르고 연습 코스에서 처음 줄에 매달렸다. 추락의 공포에 질끈 눈을 감고 발 받침대를 박차고 나오니 몸을 묶은 줄이 쇠줄을 타고 죽 미끄러져 간다. 한여름 군대에서 받았던 유격훈련이 떠올랐다.

연습을 마친 후 차량에 옮겨 타고 올라간 곳은 휘슬러와 블랙콤 사이 골짜기의 원시림 한복판이다. 어른 두세 명이 손잡고 팔을 벌려야만 안을 만한 커다란 전나무 위로 나무 데크가 설치돼 있다. 여기서 쇠줄을 타고 건너야 할 곳은 까마득한 계곡 너머의 숲. 발 아래엔 빙하가 녹아든 우윳빛 물이 철철 흘러내린다..

연습장에서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공포가 엄습해 온다. 줄 하나만 믿고 허공에 몸을 던져야 한다. 발판을 박차고 떠난 몸뚱이는 세차게 미끄러지며 발 아래 협곡의 풍경을 시원하게 갈랐다. 한 마리 하늘다람쥐가 된 양 그렇게 공중을 날았다.

지프트렉의 5가지 코스 중 가장 긴 구간은 400m. 최고 순간시속 80km에 육박하는 짜릿함이 함께한다.

■ 빙하 위를 날으는 수상비행기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밴쿠버에 가까워질 무렵 창문 밖 풍경은 장엄하다. 머리에 흰 눈을 인 거대한 산군이 바다처럼 펼쳐진다. 로키 산맥의 새끼 산자락들임에도 그 위용이 대단하다. 그 만년설을 만나러 오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휘슬러 그린레이크에서 출발하는 수상비행기 빙하 투어다.

물 위를 지치고 나간 비행기는 고요한 호수를 박차고 날아 올랐다. 금세 호수 옆 골프장과 휘슬러빌리지가 발 아래다. 블랙콤과 휘슬러 봉우리를 넘을 땐 조각칼로 파놓은 듯한 삼나무숲 사이의 오밀조밀한 스키 슬로프들이 한 폭에 펼쳐졌다.

한 마리 독수리가 된 듯 유유히 지상을 응시한다. 빙하가 녹아 고인 옥색의 산정호수엔 뭉게구름이 둥실 떠 있고, 산정의 흰 눈은 정오의 강렬한 햇살을 부숴내고 있었다.

산 능선을 넘을 때 잠시 요동을 친 비행기의 창 밖으로 보통 눈과는 다른 눈덩이가 보였다. 거무튀튀한 표면의 얼음 덩어리. 1만5,000년의 시간이 얼어붙어 있는 빙하다.

혓바닥을 길게 쭉 내민 것처럼 흐르다 멈춘 빙하는 수많은 흠집으로 우둘두툴하다. 잘게 쪼개진 그 얼음의 틈은 크레바스. 지옥의 구덩이다. 빙하가 깎아낸 산봉우리들은 알프스의 마테르호른처럼 뾰족 치솟은 게 있는가 하면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테이블마운틴처럼 반듯한 사각 모양도 있다.

■ 자전거로 떠나는 호수 산책

눈 내린 슬로프엔 스키어들이 활강하지만 눈 없는 맨 슬로프엔 산악자전거가 미끄러져 내려 온다. 휘슬러는 산악자전거의 메카다. 하절기 수많은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이 몰려들어 리프트에 자전거를 싣고 올라가서는 중무장을 한 채 다운힐을 즐긴다.

다운힐에 자신없다고 은륜의 메카에서 자전거 한번 안 타 볼 수 없는 일. 휘슬러빌리지 주변으로 평탄한 자전거길이 잘 조성돼 있다.

반나절 짧게 다녀올 만한 곳은 로스트레이크 코스다. 빌리지에서 출발해 올 여름 새로 문을 연 원주민문화센터를 지나면 금세 아늑한 숲길이 호수로 안내한다. 침엽수가 울창한 숲깊은 한낮에도 어둑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호숫가에 접어들면 비포장이다. 하지만 울퉁불퉁하지 않아 편안히 자전거를 탈 수 있다. 로스트레이크는 휘슬러의 휴식이 얼마나 아늑한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호수는 맑고 고요했다.

벤치에 앉은 한 중년의 남자는 미동도 없이 호수를 바라보며 정적에 젖어 있었고,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는 이들의 얼굴에선 숲의 생기로 파란 미소가 번져 올랐다.

한 굽이 돌아서 올라 호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섰다. 호숫가에 보트를 댈 만한 목조 데크가 물 위에 떠 있었다. 그 위엔 2쌍의 커플이 벌거벗고 앉아 있었다.

만년설의 산봉우리와 짙은 초록의 숲 그림자 드리운 호수의 기운을 그렇게 맨몸으로 흠뻑 빨아들이고 있었다. 태양을 즐기고 바람을 느끼면서 호수의 물빛을 담고 있는 맨몸의 그들이 그리 음란해 보이지 않은 건 그 웅장하고 청량한 자연 때문일 것이다.

휘슬러(캐나다)=글·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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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 휘슬러, 아름다운 'Sea To Sky'

밴쿠버에서 휘슬러로 오르는 길은 '시 투 스카이(Sea To Sky)'라는 별칭이 붙은 아름다운 코스다. 거대한 빙하가 올라앉은 설산과 우윳빛 강물이 휘도는 협곡, 울울창창한 침엽수림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행복한 드라이브 길이다.

밴쿠버 외곽을 나서며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은 거대한 출렁다리인 '카필라노 서스펜션 브리지'와 밴쿠버 최고의 전망대라는 '그라우스산'이다.

카필라노 서스펜션 브리지는 보행교 중 세계 최장의 현수교. 계곡 물 위 70m 높이에 걸쳐진 다리의 길이가 137m다. 목재 운반용으로 1889년에 만들어진 이 다리는 이후 관광용으로 사랑받고 있다. 다리 건너 숲 속은 공원으로 꾸며졌다.

수백년 된 두툼한 전나무들이 작은 현수교들로 이어져 있어 새들의 눈높이에서 숲을 내려다 볼 수 있다. 땅에서만 바라보던 숲과는 다른 모습이다.

서스펜션 브리지에서 가까운 그라우스산은 고속 케이블카가 8분 만에 1,100m 높이의 정상에 올려 놓는다. 겨울엔 스키장으로 변신하는 이곳은 날 씨가 좋은 날이면 패러글라이더들이 하늘을 덮는다.

정상에서는 그리즐리곰 3마리를 보호하고 있고, 무대에선 통나무 썰기 등을 이용한 재미난 볼거리가 진행된다. 최고의 전망대답게 이곳에서 보는 야경도 큰 인기다. 마치 불 밝힌 밴쿠버시를 향해 몸이 돌진하는 기분이 든다.

밴쿠버=글·사진 이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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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 아일랜드 토피노, 곰과 뛰놀고 고래와 춤을

캐나다 밴쿠버는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 도시의 아늑함은 태평양의 외풍을 막아주는 천연 방파제, 밴쿠버아일랜드가 있어 가능한 일일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밴쿠버아일랜드는 남한의 3분의 1 크기. 손대지 않은 거대한 원시의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다. 대양의 영향으로 동토의 땅 캐나다에서 좀처럼 눈 구경을 할 수 없는 따뜻한 곳이기도 하다.

밴쿠버 인근 호스쇼베이를 출발한 페리가 밴쿠버아일랜드를 향해 출발했다. 수백대의 차를 실은 묵직한 페리는 해무가 옅게 깔린 몽롱한 바다 위를 스친다. 하늘과 바다는 모두 말간 숭늉의 빛깔이다.

선상의 곤한 정적을 깨운 건 갑자기 나타난 돌고래떼다. 무리를 지은 10여 마리가 수면을 박차고 떠올라 인사를 한다. 페리와 5분여 속도전을 펼치던 돌고래떼가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고래가 누워 있는 듯한 밴쿠버아일랜드가 뚜렷이 모습을 드러냈다.

천연의 매혹적인 섬 밴쿠버아일랜드에서도 가장 날것의 냄새가 진한 곳은 섬 서쪽의 토피노(ToFino)다. 인구 7,000명인 작은 어촌 마을로 빙하가 파놓은 피요르드 지형의 좁고 깊은 만으로 이뤄진, 조용한 바다를 끼고 있는 곳이다.

'사는 게 쉬는 것' 같은 캐나다인들이 은퇴 후 가장 살고 싶어하는 마을이 바로 토피노다. 주변 해안은 퍼시픽 림 국립공원 구역으로 밴쿠버아일랜드에선 유일한 국립공원이다.

하늘이 약간 붉어질 무렵 포구로 나가 선셋크루즈를 위한 작은 보트에 올랐다. 선장인 로버츠는 "지난달 27일 이곳 토피노에서 할리우드 스타인 스칼렛 요한슨이 캐나다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와 결혼식을 올렸다"고 신이 나서 설명을 했다.

"레이놀즈의 형이 이곳 경찰인데, 위쪽의 호화 리조트에서 몇 명만 초대해서 비밀로 식을 올렸다"고 친절하게도 부연했다.

먼 바다로 나갈수록 파도는 높아졌고, 요동도 심해졌다. 날은 점점 흐려지고 과연 고래를 볼 수 있을까 의심이 들었다. 로버츠는 회색고래 2마리가 주변을 배회하고 있으니 걱정말라며 안심시켰다.

회색고래가 있다는 곳에 배를 멈추고 고래가 나오기만 기다렸다. 한참을 지나 저 멀리서 수증기가 뿜어져 올랐다. 드디어 발견. 보트는 전속력으로 그 근방으로 달렸고 다시 고래가 몸을 드러내길 고대했다. 고래와의 숨바꼭질이다.

고래는 먼저 공기를 내뿜어 제 위치를 알렸다. 잠시 등을 노출한 고래가 카메라를 들이댈 만 하면 바로 물 속으로 사라지길 수 차례. 제발 더 많은 모습을 드러내 주길, 영화 '프리 윌리'처럼 공중을 날 필요는 없지만 얼굴이나 꼬리라도 보게 해 주길 빌었다.

어느새 날이 어둑해져 뱃머리를 그만 돌려야 할 때, 거친 물줄기를 내뿜으며 한껏 치솟은 고래의 등판이 유독 넓게 드러났다. 머리부터 물 속에 빨려 들어간 몸뚱이 끝에 두 갈래의 꼬리가 허공으로 치솟더니 철썩 수면을 내리치고 잠겼다. 로버츠는 "회색고래를 이처럼 가까이서 꼬리까지 볼 수 있는 건 행운"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부두로 나섰다. 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배는 예정대로 취항했다. 어제가 고래였다면 이번엔 곰을 보러 가는 '바다 사파리'다. 포구 앞 아후스 만은 파도를 막고 선 섬들 때문에 잔잔했다. 주변의 섬들은 온통 빽빽한 숲이다. 쭉쭉 뻗은 침엽수들이 바닷물이 찰랑찰랑 닿는 지점까지 뿌리를 내리고 빼곡하게 자라고 있었다.

메아레스섬을 한참을 돌아서 돌로 이뤄진 작은 해변에 이르렀을 때다. 멀리서 까만 물체가 보였다. 흑곰이다. 이 곰은 간조에 맞춰 바닷가로 나와서는 게와 홍합 조개 등을 잡아 먹는단다. 어슬렁 어슬렁 돌을 뒤지며 먹잇감을 찾는 곰은 배에 탄 이방인들이 귀찮지도 않나 보다. 그저 제 배 채우기에만 집중한다.

고래가 춤을 추고, 곰이 재주를 부리는 땅 밴쿠버아일랜드. 토피노에서는 흑곰과 회색고래, 혹등고래는 물론 바다표범과 바다사자 등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토피노의 겨울엔 찬바람과 함께 거센 폭풍이 몰아친다. 이 폭풍이 오길 간절히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서퍼들이다. 토피노의 야성이 꿈틀대는 폭풍의 세기가 강해질수록 토피노를 찾는 서퍼의 수는 더욱 많아진다. 진정한 야성과 대결하기 위해서다.

서퍼뿐 아니라 토피노의 폭풍을 보려는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리조트의 전망 레스토랑에서 빗방울 맺힌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비바람과 거센 파도는 마치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마냥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 여행수첩/ 밴쿠버

● 서울과 캐나다 밴쿠버의 시차는 17시간. 지금은 서머타임(4월 첫주 일요일~10월 마지막 주 일요일)으로 16시간이 느리다.

● 영어와 불어를 함께 공용어로 사용하는 캐나다嗤?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는 주로 영어가 통용된다. 전압은 110볼트를 사용하니 끝이 납작한 110볼트용 플러그를 준비해야 한다. 통화는 캐나다 달러.

● 휘슬러의 빌리지와 빅토리아의 이너하버는 도보로 충분히 돌아볼 만하다. 밴쿠버 시내 관광은 지붕이 없는 투어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서울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 관광청 (02)777-1977

토피노(캐나다)=글·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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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밴쿠버 아일랜드, 원시의 섬 제대로 즐겨볼까

밴쿠버 아일랜드의 매력이 토피노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섬 곳곳에 웅장하면서 아기자기한 볼거리 즐길 거리들이 널려있다.

쿰스는 염소로 유명한 마을이다. 지붕 위에 사는 염소들이다. 이 지역 명물인 '올드 컨트리 마켓'은 초가 지붕 위에 자란 푸른 풀을 한가로이 뜯어 먹는 염소의 모습이 이채로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주변의 수공예 상점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석회암 지대인 '호른 레이크' 공원에서는 동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7개의 동굴 중 3개가 일반에 개방됐다. 우리의 관광동굴과 달리 계단과 조명을 갖추고 있지 않은, 날것의 냄새가 나는 동굴들이다. 컴컴한 굴 속을 안전모에 달린 랜턴에만 의지해 탐험한다.

밴쿠버 섬에서 벽화의 도시 '슈메이너스'를 빠뜨려선 안 된다. 곳곳이 벽화로 장식된 이 도시는 세계 최대 야외 갤러리라 불리는 곳이다. 보도에 그려진 노란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17, 18세기 당시 주민 생활을 주제로 그린 벽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연어 산란 보호구역인 '골드 스트림' 공원에서는 이름에 걸맞은 노란 단풍과 그 빛이 비친 물빛을 감상할 수 있고, 음식축제로 유명한 '코위찬'에서는 '와인루트' 길을 따라 포도 농장들을 둘러볼 수 있다. 드넓은 포도밭을 구경하면서 와인도 시음할 수 있다.

브리티시콜럼비아 주의 주도 빅토리아는 19세기 영국이 살아 있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다. 이너하버 주위를 둘러싼 고풍스런 건물들이 유럽의 고도에 온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너하버 안쪽의 1886년에 세워진 로얄 BC 박물관은 세계에서 알아주는 자연사박물관이다. 원주민 예술품들로 유명하다.

너른 잔디밭을 가진 주의사당의 고풍스런 건물은 밤이면 수많은 전구들이 야경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담쟁이 우거진 페어몬트 엠프레스 호텔 건물도 옛 멋을 선사하는 곳. 영국인들의 호사였던 전통 애프터눈 티로 유명하다.

빅토리아 시내와 20km 거리의 부차드 가든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아름다운 정원. 빅토리아까지 왔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석회석을 채취하러 온 부차드 부부가 1900년대 초에 가꾼 정원이다. 남편은 땅을 파내 시멘트를 만들었고 아내는 황폐해진 그 곳에 꽃을 심어 새 생명을 잉태했다.

석회석을 파내 움푹 들어간 곳에 만든 선큰(Sunken)정원은 부차드 가든의 의미와 역사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아름다운 장미로 가득찬 장미정원은 세계 장미정원의 한 모델을 제시했고, 일본정원 또한 동양적인 미를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빅토리아(캐나다)=글·사진 이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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