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라 페일린 미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대선 3주여를 남겨두고 직격탄을 맞았다. 자신의 정치 고향인 알래스카주의 의회가 페일린의 주지사 권력 남용을 인정하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조사 결과는 그동안 자질론 시비에 휘말려온 그녀에게 도덕적 결함을 덧씌우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부통령 지명 직후 존 매케인 대통령 후보 지지율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그녀가 이젠 캠프의 골칫거리로 전락하는 위기의 순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지지율 10%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는 매케인 후보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CNN 등 외신은 알래스카 주의회 특별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 페일린이 주지사 권력을 이용해 자신의 부하를 부당하게 압박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전했다. 페일린이 월터 모네건 알래스카주 경찰청장을 해고하는 과정에 사적인 이유가 개입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모네건 해고는 페일린 여동생의 전 남편인 주경찰관 마이크 우튼을 해고하라는 페일린의 요청을 거부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3년 전 페일린의 여동생과 이혼한 우튼이 두 아이의 양육권을 두고 불화를 겪다 페일린의 아버지를 흉기로 위협한 사건이 있었고 이후 페일린이 경찰청장에게 그의 해고를 요구했으나 모네건 청장은 이를 거부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페일린의 남편인 토드 페일린은 주의회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아내가 관련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내가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지만 특별위원회는 인정하지 않았다. 특별위원회는 페일린의 부통령 후보 지명 전인 7월부터 일명 ‘트루퍼 게이트’로 불리는 이 사건을 조사해왔다. 이 보고서 공개에도 불구하고 페일린은 법적 제재는 받지 않는다.
페일린은 즉각 반격했다. 페일린은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사항은 없다”고 반박했다. 매케인 캠프측은 이번 조사를 민주당이 주도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공화당 선거운동 본부는 보고서 공개 후 성명을 발표, “페일린은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권력을 사용했다”고 옹호했다. 오바마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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