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명품 유격수' 박진만(32)의 가을은 짜릿했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65경기에 나서 타율은 2할3푼3리(202타수 47안타)에 불과하지만 타점이 19개나 될 만큼 찬스에 강했다.
2006년 한화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그 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계에 알린 '명품 수비'를 재현하며 생애 첫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까지 올랐다.
'10월 사나이'로 자리매김한 박진만이 또 다시 극적인 한방으로 삼성을 플레이오프 무대에 바짝 끌어다 놓았다. 박진만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2-2로 팽팽하게 맞선 7회 1사 만루에서 바뀐 롯데 투수 최향남을 두들겨 2타점 짜리 결승 좌월 2루타를 뿜어내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볼카운트 2-2에서 박진만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려든 타구는 왼쪽 담장을 직접 강타했다. 삼성 덕아웃에서는 환호성이,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 사이에서는 연패를 직감하는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박진만은 1차전에서도 3회 희생플라이로 결승타점을 올렸다. 이날도 이전 세 타석에서 무안타로 침묵하다가 결정적인 순간 한방으로 진정한 '가을 해결사'임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2차전은 삼성의 싱거운 대승으로 끝났던 1차전과 달리 삼성이 달아나면 롯데가 추격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삼성은 0-0으로 맞선 2회 9번 조동찬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낸 뒤 1-1로 맞선 4회 7번 채태인의 솔로포로 추가점을 뽑았다. 채태인은 경기 MVP에 선정돼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마운드에서는 삼성 특유의 지키는 야구가 위력을 발휘했다. 선 감독은 초반 선발 에니스가 흔들리자 지체없이 정현욱(3회)-권혁(7회)-안지만(7회)-오승환(8회)으로 이어지는 필승카드를 내세워 롯데의 추격을 뿌리쳤다.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둔 삼성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 만을 남겨놓게 됐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진 플레이오프(99년 7전4선승제)를 기준으로 보면 역대 24차례 가운데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경우는 15번 있었고, 그 중 13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반면 에이스 손민한을 내세워 반격을 노렸던 롯데는 홈 2연전을 모두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다. 장원준(롯데)과 윤성환(삼성)을 선발로 예고한 두 팀은 하루 쉰 뒤 11일 대구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3차전을 벌인다. 한편 이날 경기는 2만7,559명 만이 입장해 포스트시즌 5경기 연속 매진이 중단됐다.
부산=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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