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2004년 여야를 가리지 않은 불법대선자금 수사로 '송짱'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송광수(58) 전 검찰총장이 검찰의 정치적 독립과 관련, 검찰 후배들에게 의미있는 충고를 했다.
대검찰청은 9일 검찰 전자신문인 <뉴스프로스> 에 검찰 60주년 기념으로 송 전 총장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뉴스프로스>
송 전 총장은 이 인터뷰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는 총장시절 "수사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만은 목숨 걸고 해야(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자다가 일어나도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을 생각할 정도였다"고 회고했다.
송 전 총장은 " '내가 집권자의 말을 잘 들어 점수를 좀 따야 다음에 필요한(좋은) 자리가 오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나 수사의 독립은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탐정소설을 좋아했다는 송 전 총장은 검사가 탐정인 줄 알고 검사의 꿈을 키웠고, 철이 들면서는 "검사가 되면 사회의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살면서 무뎌지기도 했지만 총장이 되었을 때는 초심과 같은 마음으로 일하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또 살아있는 권력 앞에 무릎 꿇지 않는 검찰을 보여주기 위해 '나라종금 사건' 수사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씨를 "정말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세게 (수사)했다"고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송 전 총장은 이어 "(국민이) 검찰에 바라는 점은 법질서의 확고한 수호자가 되는 것과, 불편부당한 자세와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면서 거악(巨惡)을 척결하는 데 검찰이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는 것"이라며 "서민의 입장에서 검찰이 가진 사람의 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잘 해주시길 바란다"고 검찰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송 전 총장은 그러나 기업에 대한 수사는 방법에 있어서 어려운 사정도 배려해 줘야 한다며 정치권력에 대해서와는 차별적인 수사관을 피력했다.
그는 "어느 기업이 수사를 받는다면 그 기업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은 수사가 끝날 때까지 노심초사하고 일희일비한다"며 "검찰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수사이니 안 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런 점을 고려해서 그야말로 검찰권 행사를 신중하게, 한마디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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