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건설과 GS건설이 서울 강남의 재건축 사업장에서 자존심을 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입지와 단지 규모는 물론, 수변공간 조성과 화려한 외관 조명 등 특화된 아이템마저 비슷하게 꾸며져 원조(元祖) 논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특장점은 물론 단점가지 닮아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건설은 반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 퍼스티지'에 3,700㎡(약 1,120평) 규모의 대형 인공호수와 금강산 만물상을 재현한 폭포 등을 조성했다. 최근 이 인공호수에 한강 심층수를 채우는 통수식을 갖고 1급수에만 서식하는 쉬리 2,444마리를 방사했다.
GS건설도 반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반포 자이' 단지 안에 한강물을 끌어들여 다슬기가 살 수 있는 실개천을 조성하고 단지 내 지형을 활용한 분수도 만들었다.
단지 외관 조명도 특화했다. 삼성건설은 옥탑에 카멜레온 판넬을 설치, 태양광 세기와 보는 위치에 따라 수시로 색깔이 변하게 했다. 야간에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LED조명을 이용해 한강의 흐름을 연출했다. GS건설은 '도심 속 석양'을 테마로 옥탑 외관 조명을 기획, 자연미를 강조했다.
도로변 소음에 시달려야 하는 단점까지 비슷하다. 래미안퍼스티지는 반포대로 남단 고가도로 옆에 위치했고, 반포자이는 한남대교 남단 경부고속도로 연결 램프 부근에 있어 자동차 소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커뮤니티시설은 GS건설이 한수 위. 골프연습장과 수영장, 피트니스센터, 사우나, 독서실, 키즈룸, 실버룸 등을 갖춘 연면적 9,000㎡(2,7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선다. 래미안퍼스티지는 실내골프연습장, 수영장, 헬스장, 사우나, 독서실, 놀이방까지 한 곳에서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는 연면적 6,246㎡(1,890평) 규모의 원형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했다.
반면 분양가는 삼성건설이 경쟁력이 있다. 래미안퍼스티지 분양가는 3.3㎡(1평) 당 2,635만~3,274만원으로 반포자이보다 3.3㎡ 당 23만~80만원 싸다. 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87㎡(26평)형의 경우 반포자이 84㎡(25평)형 2,993만원보다 3.3㎡ 당 80만원이 낮다. 113㎡(34평)형도 반포자이 116㎡(35평)형 3,210만원보다 23만원 싸다.
87~268㎡(26~81평)형 2,444가구 규모인 래미안퍼스티지는 내년 7월 입주가 이뤄지며, 84~297㎡(25~89평)형 3,410가구로 구성된 반포자이는 올해 12월 입주 예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고 브랜드를 가진 두 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조건으로 분양하는 단지라 청약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며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어 강남의 핵심 요지에 들어서는 아파트인데도 청약 결과를 낙관하지 못해 마음을 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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