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지식경제위의 한국산업단지공단 국감에서 공단 간부가 국회의원에게 라이터를 던지며 폭언, 협박을 하는 바람에 국감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9일 발생했다. 이 간부는 즉시 체포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산단공 이사장과 부이사장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이날 사건은 민주당 최철국 의원이 산단공 동남지역본부의 한 직원이 2006년 이후 38회에 걸쳐 총 5억4,0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최 의원은 “횡령이 회계 감사뿐만 아니라 외부 감사에서도 적발되지 않은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회계를 총괄하는 사무국이 해당 직원과 공모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이어 “횡령 사건의 관리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이모 본부장이 8월 서울지역본부장으로 영전했다”며 산단공의 도덕적 해이를 질타했다.
감사장에 있던 이모 본부장은 1시간 뒤 화장실에 가는 최 의원을 뒤따라가 화장실 바닥에 라이터를 던지며 “안 그래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는데 그럴 수 있느냐. 국감 끝나고 두고 보자”며 폭언과 협박을 했다. 더욱이 그는 국감장에 돌아가려는 최 의원을 몸으로 막는 등 소란을 피웠다. 결국 국회 경위가 이모 본부장을 경찰에 인계하며 난동은 끝났다.
이 사실이 보고되자 국감장의 국회의원들도, 피감기관 임직원들도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정장선 지경위원장은 “국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며 “이런 행패는 들어본 적도 없다”며 감사 중단을 선언했다. 의원들도 여야를 불문하고 “국회에 대한 도전이자 국가기관의 기강해이”라며 “문책 이후 날짜를 다시 잡아 국감을 진행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오후 3시40분께 국회를 방문, 지경위 의원들에게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함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됐다. 지경위는 오후 5시 통계청 감사를 재개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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