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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한국문학 다시 내일 기약 "번역 내실화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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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한국문학 다시 내일 기약 "번역 내실화 다져야 한다"

입력
2008.10.10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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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고은 시인이 올해도 수상자로 낙점받지 못한 9일은 우리 문학계가 '한국문학 세계화'라는 과제의 무게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 하루였다.

전문가들은 "한국 작가가 당장 노벨상을 받느냐 못 받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토대가 될 번역작업의 내실화부터 다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제기되는 문제는 번역언어의 편중성. 한국문학은 세계 28개 언어로 번역돼 있지만 영어와 일본어 이외의 번역은 손꼽힐 정도다.

가령 최근 서구 지식인들 사이에서 스페인 문학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스페인어 독자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한국문학을 스페인어로 번역할 수 있는 원어민 번역가는 단 2명에 불과하다.

또 노벨문학상을 단기적인 목표로 꼽는다면 스웨덴어 번역이 긴요하지만 고은 시인의 경우에도 시선집 3권, 소설 1권이 번역돼있는 정도다.

중국 출판시장의 급격한 신장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우리 순수문학이 소개된 것은 3, 4년 밖에 되지 않았고, 그나마 2,000~3,000부 발행에 그치고 있다. 미국 독자들의 수요에도 따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출판사들은 장편소설을 원하지만 여전히 단편 번역에 치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번역물의 수 만큼이나 질을 높이는 것 역시 과제다. 1982년 스웨덴 스톡홀름대에 한국현대문학포럼을 창립했고 지난해부터 1년간 이 대학에서 한국학을 강의한 김준길 명지대 연구교수는 최근 "지난 학기 이청준의 <우리들의 천국> 을 강의했는데, 번역판의 문법은 틀리지 않았지만 문학성이 없어 도저히 문학작품으로 읽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질 낮은 번역이라면 오히려 안 하는 것만 못하다"고 꼬집었다.

윤지관 한국문학번역원장도 "질 높은 번역물을 출판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장기적 목표 아래 우수 번역자 양성에 매진한다면 그 과정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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