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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환변동보험 '제2의 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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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환변동보험 '제2의 키코'

입력
2008.10.0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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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폭등으로 지식경제부 산하 한국수출보험공사(수보)의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업계에선 환변동보험이 자칫 제2의 키코(KIKO)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환변동보험이란 수출 계약 시점과 대금 입금 사이 환율 변동성에 대비, 기업과 수보가 사전에 환율을 고정시켜 놓는 일종의 선물환 상품을 말한다. 이에 따라 통상 해당 결제일의 환율이 수보가 기업에 보장한 환율보다 높을 때엔 기업으로부터 환수금을 받아 수보가 환헤지를 한 시중은행에 지급하고, 결제일의 환율이 보장 환율보다 낮을 때엔 수보가 시중은행으로부터 차익을 받아 기업에 보험금으로 지급하게 된다. 수보는 중간에서 수수료를 챙기게 된다.

그런데 최근 환율이 폭등하는 바람에 결제 환율이 보장 환율보다 30% 이상 높아짐에 따라 기업으로서는 막대한 환수금을 수보에 물어내야 할 실정이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환율이 오를 경우 기업은 환율상승분 만큼 수출 대금을 더 받게 되고 이를 통해 환수금을 상쇄하면 돼 실질적 손실은 없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소기업들이 수출대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환변동보험으로 가입한 경우도 있고, 달러로 받은 대금을 다시 원자재 등을 구입하는 데에 써 버려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게 수보측의 우려이다.

8일 수보에 대한 지경위 국감에서도 환변동보험이 집중 성토됐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은 이날 "9월 한달동안 늘어난 수보 환변동보험 가입 기업들의 환수금이 1,900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최철국 의원도 "8월 현재 수보의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업체는 1,133개로 그 동안 환율이 오르며 1~8월 기업들이 낸 환수금이 4,066억원에 달했다"며 "원ㆍ달러 환율을 1,200원으로만 계산해도 9~12월 예상 환수액은 5,800억원에 이르고 올해 전체 환변동보험 환수금은 1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들이 수보에 낸 환수금이 대부분 외국계 금융기관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같은 당의 우제창 의원은 "1~8월 환변동보험 환수금 4,000여억원 가운데 중소기업의 환수금이 무려 84%에 달하는 3,412억원(83.9%)"이라며 "특히 공사가 환헤지를 한 금융기관들이 씨티은행, ING, 칼리온 등 대부분 외국계여서 결국 중소기업들이 수출로 벌어들인 이익이 고스란히 외국계 금융기관의 손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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