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행정체제 개편이 100대 국정과제에 새로 포함되고 정치권 등도 본격 논의에 나섬에 따라 실제 개편으로 이어질지, 된다면 어떤 방향으로 바뀔 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도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2010년 지방선거 이전까지 지방행정 체제를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정부 주도의 개편 작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17대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특위까지 구성, 논의를 벌였으나 흐지부지 된데다 광역시ㆍ도를 중심으로 대다수 자치단체가 반대 입장을 고수해 추진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 정부와 정치권 '온도차'
현재 시ㆍ도를 폐지하고 시ㆍ군ㆍ구 60~70여개로 일원화하는 내용의 행정체제 개편을 논의 중인 정치권과는 달리 청와대 등 정부입장에서는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정부는 '5+2'광역경제권(수도권ㆍ충청권ㆍ호남권ㆍ동남권ㆍ대경권+강원권ㆍ제주권)으로 개편한다는 큰 틀 아래 ▲40여개의 행정단위로 나누는 방안 ▲60~70개로 나누는 2가지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 장관도 "도 폐지 등은 정치적 부담이 많아 이번에는 논의하지 않았으면 하는 의견도 있다"며 정치권과의 거리를 뒀다.
행안부는 올해 초 지방자치학회에 '지방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치단체 간 자율통합방안 연구' 용역을 의뢰해 받은 보고서에서 '지방자치단체 통합에 관한 법률'을 만든 뒤 10년간 단계적으로 지방자치단체 간의 자율통합을 유도한다는 용역결과 등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다양한 방안제시도 이어지고 있다. 권경석(한나라당) 의원은 1단계로 현재의 도(道)를 존속시킨 상태에서 특별지방행정기관 기능으로 전환해 시ㆍ군 통합을 병행한 뒤 2단계에서 광역청 4~5개와 자치단체 50~60여개를 설치하자는 2단계 개편안을 제시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국회의원들의 연구모임인 지방자치발전회와 미래도시포럼 등에서는 현행 시ㆍ도를 폐지하고 국가광역행정청을 신설한 뒤 그 밑에 70개 안팎의 광역시로 광역 및 기초행정체계를 통일하자는 등의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행안부 목영만 지방행정국장은 "여러 안이 나올 수 있지만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시기나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된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 지자체와 주민동의가 관건
문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안을 마련하더라도 지자체와 주민들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당사자들을 설득하기는커녕 혼란만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1994년 도ㆍ농 통합 시 설치를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의회 의결과 주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81개 시ㆍ군을 40개로 통합했지만 청주와 청원, 양주와 의정부 등 일부 시ㆍ군 주민들의 반발로 통합이 무산되기도 했다.
청주시와 청원군도 94년에 이어 2005년에도 통합을 시도했으나 청원군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원 장관도 지자체 반발을 의식한 듯 "시ㆍ군에 여러 인센티브를 주겠다.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