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꽃의 향기 속에서 또 다른 하루를 보내간다. 나는 봄의 새벽을 기다린다. 그리고 나는 사랑의 새벽을 설레이며 기다린다.'
연세대 한국어학당이 8일 이 대학 노천극장에서 주최한 제17회 전국 외국인 한글 백일장에서 장원을 차지한 체뎅자브 바야르마(27ㆍ여ㆍ서강대 국제교육원)씨가 지은 '새벽' 이란 시의 한 구절이다. 심사위원들은 푸른 언덕, 붉은 단풍, 하얀 눈보라 등 우리나라 사계의 새벽 풍경을 배경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여성의 애절한 마음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몽골 출신인 바야르마씨는 시상식이 끝난 후 "1,500여명 중 1등을 차지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겸손해했다. 그러나 그의 한국어 실력은 다른 경쟁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2000년 몽골 울란바토르대학 한국어과에 입학한 그는 석사학위를 받은 이후 2년 동안 같은 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했을 정도로 실력자다.
대학 4학년이던 2003년 장학생으로 선발돼 처음 한국에 온 그는 올해 3월 입국한 것이 8번째 한국 방문이다. 바야르마씨는 "이전에는 언어연수 차원이었으나, 이번에는 한국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앞선 행정 제도를 배워 몽골의 여성 지도자로서 한ㆍ몽 양국 교류를 활성화하는데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이날 시상식 직후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찾아가 석ㆍ박사 과정 입학 상담을 했다.
한편 상금 70만원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은 바야르마씨에 이어 중국 왕양(21ㆍ여ㆍ경희대 국제교육원), 우즈베키스탄 비탈리 이오네소브(22ㆍ연세대 한국어학당)씨가 각각 시, 수필 부문에서 연세대 총장상과 상금 50만원을 받았다. 백일장에는 일본, 중국, 독일, 멕시코, 이집트 등 66개국 유학생 1,580명이 참가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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